무려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왔다. 그땐 정말 활동량이 많았다. 먹는 거에 비해 많이 움직이고 운동을 했다. 특히 전공이 체육이라 더더욱 활동량이 많았다. 그렇게 대학 시절을 보내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취업하고 나니 어느덧 체중이 10킬로가량 불어났다. 대학 시절 때보다 환경은 많이 윤택해졌다. 먹는 습관이 무너졌고 운동도 일주일에 한 번 내지는 거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동안 대사체계가 엉망이 됐다.
체중이 10킬로 정도 감량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간헐적 단식과 저탄고지 식단이다. 저탄고지 식사를 하면서 설탕과 밀가루, 나쁜 기름(옥수수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마가린, 쇼트닝 등), 그리고 튀긴 음식은 철저히 먹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45일 정도 지나니 체중이 68킬로까지 내려갔다. 공복 상태에서 잴 경우는 68킬로, 식사 후 잴 때는 69에서 70킬로 정도였다.
45일간 엄격히 지켰더니 체지방 감량 이외에 더 좋아진 수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혈압이다. 나는 평소 본태성 고혈압이 있어서 140/90mmHg 정도였고 병원에서 재면 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인해 160/100mmHg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그런데 혈압이 110/70mmHg 또는 120/80mmHg으로 정상 수치까지 떨어졌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엄청나다. 대사 시스템의 회복을 비롯한 몸속의 노폐물을 청소하며 염증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순기능이 있다. 무엇보다도 공복시간을 통해 몸은 세포 안에 쌓인 단백질 쓰레기나 고장 난 요소를 분해하고 청소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그동안 내 안의 몸은 늘 합성만 했지 분해 작업을 하지 않았다. 근육을 키운답시고 단백질 합성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쉰을 지나고 예순이 되면 내 몸은 지칠 대로 지쳐서 분명 장기나 다른 조직에 문제가 생길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현재 몸 상태는 매우 가볍고 좋다. 한 끼만 먹었는데 전혀 배고프거나 힘이 없지 않다. 운동도 거뜬히 할 수 있을 듯하다. 머리도 맑아서 집중력도 최고조다.
간헐적 단식의 마지막 단계(최겸의 다이어트 사이언스 기준)는 36시간에서 48시간 단식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된다.
현재는 45일 동안 36시간 단식을 한 번 했다. 약간 배가 고팠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일을 하면서 단식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다음번엔 48시간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러나 무리하지 않게 내 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무작정 참고 굶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런 식으로 하면 일반적인 굶는 다이어트가 돼 버린다. 간헐적 단식은 몸의 대사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사기능을 회복하면 체내 탄수화물과 지방산 그리고 케톤체 에너지를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굶는 다이어트는 그저 기초대사량만 줄어서 요요현상만 불러일으켜 다음에 더 체중이 불어나는 역기능을 낳게 된다.
나는 간헐적 단식을 1년 플랜으로 잡았다. 1년간 실천하여 내 몸의 대사기능을 비롯한 장내 환경을 완전히 바꾸려 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나면 탄력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