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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나쁜 습관은 왜 생기는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 지우고, 새기고, 지켜라

by 골드펜

1장. 나쁜 습관은 왜 생기는가?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도 못 한다”

해야 할 일은 알고 있다.
지금 해야 좋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별 이유도 없이 자꾸 미룬다.
‘다음에 하면 되지’ 하다가 잊어버리고, 다시 떠올라도 몸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오랫동안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었다.
그게 꼭 큰일은 아니었다.
서류 정리, SNS 답장,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결제하지 않은 생활용품들.
‘나중에 해도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미뤘고, 실제로 큰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하자’는 말이 내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그렇게 미뤄놓은 일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거다.
‘그거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배경음처럼 계속 깔려 있다.
그러면 새로운 일에 집중도 안 되고, 괜히 머리가 피곤하다.


생각해보면 이 습관은 단순히 게으름 때문이 아니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꼭 다른 게 눈에 들어왔다.
유튜브, 뉴스, 메신저 알림.
하던 걸 멈추고 다른 걸 하다 보면, 아까 하려던 일은 어느새 저 멀리 밀려나 있었다.


미루고 있을 때,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
‘지금 안 해도 돼’라는 안도감이 주는 짧은 해방감.
바로 그 느낌이 뇌에 저장된다. 그리고 반복된다.


뇌는 원래 에너지를 아끼고 싶어 한다.
고민하지 않고 자동으로 움직이도록 행동을 단순화한다.
그래서 한 번 굳어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일단 자리를 잡으면 자동으로 흘러간다.


중요한 건, 이게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나도 내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탓하며 자책했다.
그러다 자기계발서와 뇌과학 책을 읽으며 조금씩 깨달았다.
문제는 내 ‘결심 부족’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환경과 구조라는 걸.


나쁜 습관은 대부분 무의식적이다.
내가 선택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한 것들이다.
그 반복이 쌓여 ‘시스템’이 되었고, 그 시스템은 나를 조용히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변화는 단순히 마음먹는다고 시작되지 않는다.
먼저 인식해야 하고,
그 다음은 패턴을 끊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를 둘러싼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습관은 ‘내일’이라는 이름으로 늘 우리를 속인다.
내일은 더 나을 거라는 희망 뒤에, 오늘을 자꾸 미뤄버리게 만든다.


그러니 지금, 아주 작게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 작고 사소한 행동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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