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힐링되는 4B 선긋기

그림의 기본기

by 바람코치 신은희

2021.1.5. 다시 그림그리기 2일차.


무언가 그려내고파 안달 난 내 앞에 주어진 오늘의 첫번째 미션을 보고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먼저 연필깎기부터 시작하라는 선생님의 말씀.


처음엔 '뭐야, 그림그리기 미션이 아니고 연필부터 깎으라니?' 라는 건방진 생각을 먼저 떠올렸다. 못 이기는 척, 연필깎는 참조 영상을 보고 있는데 점차 빠져들었다. 나도 모르는 새 내 왼손에는 4B연필이 오른손에는 커터칼이 들려서 서걱서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오랜만에 칼로 연필을 깎으니 깎으면서 내 손에 전달되는 미세한 진동과, 속살이 드러나며 맡아지는 연필 나무의 냄새, 내 손가락에 자꾸 들러붙는 잔해?들도 귀여워서 자꾸 웃음이 났다.


다음은 선 긋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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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들으며 선을 긋는 미션이었는데 선생님 예시 영상픽 노래는 BTS의 다이나마이트였다. 나는 #싱어게인 에서 꽃혔던 2라운드 #위올하이 팀의 #오늘하루 노래를 들으며 선긋기를 해봤다.

https://youtu.be/C9fKAj_vaDE

노래가 몽환적이어서 들으며 선을 긋는데 꿈꾸는듯 기분이 황홀해졌다.

'그래, 예술엔 경계가 없지. 음악과 미술은 좋은 친구군.'


연필깎기, 선긋기 등 정말 기본 중의 기본부터 시작하니 마음의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부담감이 줄어든 자리에는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자리잡았다.


우리가 걸음마 배울 때도 이랬겠지?

아기가 첫 걸음 뗄 때,'지금 내가 이 한 걸음 못 떼면 나는 인생 망한거다.'라고 생각하며 걸었겠나?ㅎ

그냥 이걸 해내고 싶으니까 무작정 계속 반복하고 무수히 넘어지다 어느날 갑자기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림을 다시 그려보고 싶어진거지, 나는 화가가 되고 싶은게 아니다. 뭔가 전시를 위해 작품을 꼭 생산해내야 하는 기성작가나, 시간과 압박에 쫒겨 졸업과제를 하는 미대생도 아니다. 나는 그냥 이렇게 몰입하는 시간이 좋은 한 사람이다.


그래서 연필 하나만 깎아도,

선만 그어도 넘 좋고 웃음이 실실 베어나온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미션이 올라올까? 기대하며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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