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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Feb 26. 2024

나만 알고 싶은 곳

한때 홍대병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나만 알고 싶은 홍대 인디밴드가 유명해지면 싫어지는 감정이라고나 할까? 스스로 비주류를 택한다는 점에서 '힙스터'와도 비슷하다. 정도와 이유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일정 수준의 홍대병이 있지 않나 싶다.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유명해져서 사람이 많아지면 불편해지니까 싫은 이성적인 이유도 있을 테고, 나만 느끼고 싶은 감성을 모두가 좋아하면 뻔해(흔해)지는 느낌이라 싫어지는 감성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지난주에 마주한 곳들은 '나만 알고 싶은 곳'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곳이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곳이다. 나만 알고 싶은 마음으로 다들 쉬쉬해서 그런가? 아무튼 모두 홍대 근처라는 점에서 홍대병에 걸맞은 장소이기도 하다. 여러분께만 공유해볼까 한다.


1. 나만 알고 싶은 홍대 맛집

홍대 인근에서 곰탕집으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자면 단연 옥동식일 것이다. 특유의 맑은 국물에 고급 돼지고기가 두툼하게 올려진 돼지곰탕으로 유명하다. 분위기 좋은 이자카야 같은 느낌의 세련된 디자인도 유명세에 한몫하는 것 같다. 거기다 미슐랭 가이드 선정 맛집이라는 타이틀로 화룡점정을 이룬다. 평일에도 오랜 시간 대기를 해야 겨우 한 그릇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옥동식 못지않은 국밥집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전통의 곰탕맛집이다. 다만 옥동식과 다르게 대기줄이 없거나 길지 않다. 심지어 이곳도 미슐랭 가이드 선정 맛집이다. 바로 합정옥이다. 실내 디자인은 옥동식과는 다르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곰탕집 같이 생겼다. 실내도 널찍하고 자리도 많다. 옥동식이 데이트 맛집 분위기라면 이곳은 회식 맛집 분위기다. 근처에 YG 사옥이 있어서 그런지 유독 YG 아티스트의 사인이 벽에 많이 걸려 있다. 가장 중요한 맛은? 좋다. 엄청나게 색다르거나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곰탕에 대한 모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맛이다.  


2. 나만 알고 싶은 홍대 카페

홍대 근방(연남, 상수, 합정, 망원 포함)에는 좋은 카페가 많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카페는 대부분 이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애 카페인 앤트러사이트 서교점, 음악을 가장 잘 트는 카페인 무대륙, 대마성분으로 커피를 만드는 이색적인 오대마 등등.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다만 이러한 카페의 문제라면 늘 붐빈다는 것이다. 최근에 방문한 카페는 커피, 분위기, 디자인이 모두 괜찮은데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만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국의 이솝이라 불리는 그랑핸드에서 운영하는 커피 체인점 '콤포타블 서교'다.


날씨가 좋으면 테라스 좌석에서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어도 좋고, 흐린 날씨에는 창밖을 바라보며 안쪽에서 할 일에 집중하기 좋은 구조였다. 여러 명이 앉아서 대화를 나눌만한 큼직한 테이블도 있어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카페였다. 1층에 위치한 향기로운 그랑핸드 매장은 덤이다.


3. 나만 알고 싶은 홍대 일터(?)

홍대에서 미팅이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주로 스타벅스에 가곤 했다. 오랜 시간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고 콘센트 배치나 책상과 의자가 일하기에는 딱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간 넘게 있을 때면 여러 잔을 시키게 된다. 굳이 더 마시고 싶지 않아도 자릿세라고 생각하고. 홍대 근처에 조용한 일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는 데 이미 있었다. 그것도 홍대 한가운데에.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마포평생학습관이다.


3층은 다양한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의 개념이었고 4층은 노트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5층에는 웬만한 카페 뷰 뺨치는 홍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마포리움이라 불리는 북카페도 있었다. 뒤늦게 알아서 아쉬울 뿐이다. 앞으로 종종 방문해야겠다.


<마케팅을 잘 모르지만, 마케팅을 잘하고 싶다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97617


사진: UnsplashDima Pechu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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