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크게 고전경제학과 행동경제학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을 단순하게 설명하면 고전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을 상정하여 경제를 설명하고, 행동경제학은 '합리화하는 인간'으로 경제를 설명한다. 고전경제학은 '책상 위 엄밀한 논리'에 가깝고, 행동경제학은 '길거리 위 생생한 직감'에 가깝다. 현재는 행동경제학이 더 각광을 받지만 고전경제학이 없었다면 존재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고전경제학이라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반항아이기 때문이다.
이를 사업에 적용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를 나온 컨설턴트라도 길거리 위 생생한 직감을 갖추지 못했다면 성공하기 힘들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둘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헬스장이 있는 건물 1층에 건강한 몸을 위한 샐러드 가게를 차리는 것은 논리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선택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그렇게 논리적이기만 하지 않다는 데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1시간 넘게 헬스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한 후에 치킨과 맥주로 마무리하는 게 사람이다.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헬스장 1층에 다이어트의 적인 핫도그 전문점을 차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타고난 장사꾼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헬스장이 있는 건물 1층에 샐러디와 명랑핫도그 중 어느 가게가 성공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어떤 상권에 위치해 있는지, 헬스장에 오는 사람들의 성별과 나이대는 어떠한지, 헬스장 연계 프로모션이 가능한지 등등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단순화할 수 없다. 다만 '논리'와 '직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이라는 말이 있다. 불교의 이판승과 사판승에서 비롯된 말이다. 쉽게 말해 '사판'은 논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영역의 판단이고 '이판'은 형이상학적인 직감의 영역이다. '이판사판'이라는 말의 의도는 이렇다. 논리와 직감을 모두 고려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행하라고. 그래서 오늘의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