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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11. 2024

고수들이 말하는 브랜딩


브랜딩을 깊이 공부하다 보면 무조건 마주치게 되는 이름이 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아커(David Aaker)다. 브랜드 분야 3대 석학으로 꼽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브랜딩 전문가로 활동하는 사람치고 그의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브랜딩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문가다. 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Brand Identity), 브랜드 자산(Brand Equity), 브랜드 전략에 관한 이론을 고도화했다. 그가 말한 수많은 이론을 여기서 다 열거하기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해 볼까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이렇게 보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산자의 열망이자 의도다. 생산자의 목표 정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소비자가 실제로 우리 브랜드를 보고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다. 소비자의 인식 정체성이라 볼 수 있다. 좋은 브랜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 간에 큰 차이가 없다. 생산자의 목표 정체성과 소비자의 인식 정체성에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 한정하여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딩을 정의하면 ‘생산자가 추구하는 바대로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고, 연상하고, 충성하게 만드는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이를 참고하여 《마케팅 뷰자데》에서 브랜딩을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고객이 생각하는 이미지의 간극을 긍정적으로 좁히는 활동’이라고 정의했었다.


또 다른 고수로 마티 뉴마이어(Marty Neumeier)가 있다. 데이비드 아커가 1시간 분량의 깊이 있는 브랜딩 롱폼 (Long-form) 영상이라면, 그는 1분 미만의 간단명료한 브랜딩 숏폼(Short-from) 영상이라 할 수 있다. 피라이터 출신이라 그런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그는 브랜드와 브랜딩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브랜드는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회사에 대한 고객의 직감이다. 브랜딩은 소비자를 즐겁게 만드는 것을 통해 지속적인 가치를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회사의 노력이다.


거칠게 요약해 보면 이렇다. 데이비드 아커가 고객의 ‘생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마티 뉴마이어는 고객의 ‘느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둘을 합치면 브랜딩은 결국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생각’과 ‘느낌’의 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빌 비숍(Bill Bishop)도 《핑크 펭귄》에서 이와 비슷하게 말했다.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이 당신과 당신의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의 조합이다.”


“패키징은 고객의 머리와 가슴에 브랜드를 각인하기 위해 이용하는 아이디어와 표현, 이미지, 경험 등을 조합하는 작업이다.”


빌 비숍은 브랜딩과 패키징을 엄밀히 구분해서 말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기서는 패키징을 브랜딩으로 생각해 보자. 그러면 지금까지 알아본 고수들의 브랜딩에 대한 정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브랜딩은 고객의 머리(생각)와 가슴(느낌)에 긍정적으로 브랜드를 각인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다.”


이를 단계별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먼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든다. 크게 상품과 서비스의 언어적 요소 (네이밍, 슬로건, 스토리텔링 등)와 비언어적 요소(로고, 색상, 디자인, 음향, 향기 등)의 조합을 통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으로 이렇게 만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모든 소비자 접점에서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차례다. 상

품과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생산자가 전하는 바와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바가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브랜딩의 성패가 갈린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치할수록 좋은 브랜드가 된다.


이 정도로 브랜딩을 이해하면 충분하다. 아니 차고 넘친다. 대부분의 사람은 심지어 몇몇 전문가들도 브랜딩을 이처럼 명쾌하게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브랜딩 법칙 ZERO에서는 조금 다르게 정의하고 싶었다. 브랜딩 법칙 ZERO 답게 더 간단하고 더 직관적으로 브랜딩을 정의하고 싶었다. 작은 브랜드만을 위한 브랜딩의 정의를 내리고 싶었다.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색다르게 브랜딩을 바라보고 싶었다. 쓰고 지우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와중에 하나의 문장이 벼락같이 내리쳤다.


“브랜딩은 사랑받는 메신저를 만드는 일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사진: Unsplashriv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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