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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12. 2024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


이것은 길고 짧으며, 무거우면서 가볍고, 밝으면서 어둡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세상 모든 것이다. 비교 대상에 따라 세상 모든 것은 상반된 속성을 띠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비교 대상이 없다면 그 무엇도 명확하게 정의 내리기 힘들다는 말이다. 브랜딩 법칙 ZERO에서 말하는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비교 대상을 두고 알아보아야만 뜻이 명확해진다. 브랜딩과 함께 언급되곤 하는 마케팅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이 둘부터 한번 차근히 비교해 보자.


브랜딩과 마케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하자면 판매다. 둘 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하여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목표와 그에 따른 방법이 다르다. 많은 브랜딩 전문가가 공통으로 말하듯 브랜딩은 큰 방향성에 해당하는 ‘전략’, 마케팅은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뜻하는

‘전술’이다. 나는 이를 다른 측면에서도 말하고 싶다. 브랜딩은 ‘메신저(who)’, 마케팅은 ‘메시지(what)’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이다. 이를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에서 말한 설득의 세 가지 요소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설득의 세 가지 요소 중 첫 번째는 논리적인 설득(Logos: 로고스)이다. 논증, 근거, 사실 등을 제시하면서 듣는 사람의 이성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감정적인 설득(Pathos: 파토스)이다. 분노나 연민, 시기와 질투, 두려움과 자신감 등과 같이 듣는 이의 감정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격적인 설득(Ethos: 에토스)이다. 논리적인 설득이나 감정적인 설득과는 전혀 다르다. ‘메시지’가 아닌 말하는 사람, 즉 ‘메신저’로 설득하기 때문이다. 말하는 사람의 신뢰도 그리고 청중과의 인격적 연대감 등이 설득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똑같은 영화 평론을 해도 내가 하는 것보다 이동진 평론가가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물론 똑같이 할 수있다는 말은 아니다).


이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브랜딩은 ‘인격적인 설득Ethos’에 가깝고, 마케팅은 ‘논리적이고 감정적인 설득(Logos & Pathos)’에 가깝다. 다시 말해 브랜딩은 ‘메신저’, 마케팅은 ‘메시지’로 설득한다.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의 특장점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Merit),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가치와 감정(Benefit)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이렇다. ‘100%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을 사용하는 당신은 매일매일 새로운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와 같이 말이다. 브랜딩은 다르다. 좋은 브랜딩은 좋은 브랜드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좋은 브랜드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특장점을 구태여 논리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설득하지 않는다. 브랜드 그 자체를 강조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록된 상표이자 국민 브랜드로 꼽히는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까스활명수가 강조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단순하다.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 브랜드 그 자체로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메신저가 메시지를 만들고, 메시지가 메신저를 만들듯, 브랜드가 마케팅을 만들고 마케팅이 브랜드를 만든다. 이 둘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케팅 활동이 누적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의 영향력에 따라 마케팅의 결과도 달라지게 된다. 앞으로 자세히 알아볼 브랜딩 법칙 ZERO에 전통적인 의미의 마케팅 전략이 들어간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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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Mera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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