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채용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기사가 있었다.
카카오가 코딩 등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있는 직무에 대해 신규 채용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곧 카카오의 공식 입장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불안을 표면 위로 끌어올렸다.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런데 이런 기사가 왜 나왔을까? 내 생각에는 외국에서 벌어진 일이 국내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는 예상과 소문이 맞물려 빚어진 결과 같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다.
쇼피파이 CEO 토비 뤼트케(Tobi Lütke)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추가 인력이나 자원을 요청하기 전 "AI를 활용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없는 이유"를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즉, AI로 대체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소식을 듣고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겼다.
"AI로는 도달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은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이 제시한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 준다. 수학 계산처럼 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AI에게는 쉽고, 걷기나 감정 읽기처럼 인간에게 쉬운 일은 AI에게 가장 어렵다는 역설이다.
인간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육체적 활동과 인간 간의 교감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다. 물론 로봇공학이 발전하면서 육체적 활동도 점차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은 오랫동안 인간만의 고유한 강점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상당 기간 AI가 따라잡기 힘들다.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가?"
나는 크게 두 가지 키워드를 떠올렸다. '질문'과 '판단'이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이끌어내고, 좋은 판단은 좋은 선택을 만든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철학적 사고력' 위에 서 있다.
사람들은 흔히 "모르니까 질문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어야 질문이 가능하다." 모르는 것조차 모르면 질문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전문성이 깊을수록 질문은 더 구체적이고 본질적이 된다. 또한 철학적 사고가 있어야 질문이 깊이를 갖는다. 표면적인 문제를 넘어, "왜 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이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꿰뚫는 사고가 필요하다.
판단력도 마찬가지다. AI는 때때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면 AI의 답변에 쉽게 속을 수 있다. 또 철학적 사고력이 약하면 여러 선택지 중에서 가장 사람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답을 고르기 어렵다. 우리가 찾아야 하는 답은 고객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답이다.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절대적인 정답이 아니라, 고객이 체감하는 최고의 효용을 만드는 답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는 철학적 시야가 필수적이다.
AI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경쟁력은 분명하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것은 인간 관계 속에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본질을 꿰뚫는 철학적 사고력이 필수적이다.
이 세 가지 역량을 갖춘 사람이 AI 시대에도 살아남고 빛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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