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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Feb 23. 2022

나쁜 사람은 되기 싫은데, 호구도 되기 싫다면?

팃포탯(Tit for Tat)


최근 한 독서모임에서 사회초년생으로 보이는 분이 질문을 했다.


사회생활을 할 때 약간 나쁜 사람이 되어야 유리한 건가요? 저는 착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데 그러면 호구가 될까 봐 걱정이에요.



이 질문에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 즉 '선하게 살면 복을 받을 것이고, 악하게 살면 결국 그에 따른 벌을 받을 것이다'라는 말에 의거하여, "착하게 사세요. 나쁜 사람들은 가만 내버려 두어도 결국 벌을 받을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다. 


혹은 그와 반대로 "요샛말로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알아요' 그러니 조금 나쁘게 사는 게 사회생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라고도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지 않은가? 사람 바이 사람,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모든 것을 맥락 중심으로 판단을 해야 하기에 위와 같이 답을 하기보다는 다른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팃포탯 해보면 어때요?


팃포탯(Tit for Tat)은 게임이론(Game Theory)의 반복 게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쉽게 말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 먼저 협력하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먼저 협력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일단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의 모드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 것이다.


2. 상대가 배신(악하게 대하면)하면 응징하라.

 

먼저 선의로 협력을 하였는데, 상대방이 배신하거나 해를 가한다면 그에 따른 응징을 해야 한다. 즉 상대가 나쁜 사람으로 판명될 경우 나도 나쁜 사람으로 맞대응을 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을이고 상대가 갑일 경우에는 응징이라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럴 때 차선책으로 'me' 화법으로 대응을 해볼 수 있다. 즉 "당신 참 나쁜 사람이네요"라고 말하기보다는 "그 말은 제가 좀 상처가 되네요"처럼 '나'를 주어로 하여 상대방의 부당함을 최소한이나마 알리는 것이다.


3. 배신한 상대가 반성하고 다시 협력하면 용서하라.

 

팃포탯에서 가장 실행하기 힘든 부분일 것이다. 죽도록 미운 배신자를 용서하라니 말이다. 다만 이 부분은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정말 맞는 이야기라고 체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컨설팅 및 마케팅을 하면서 꽤 많은 중소기업 혹은 중견기업 대표님들을 만났다. 이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대표님들의 이른바 오른팔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놀랍게도 크고 작게 배신했다가 반성하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배신자가 오른팔이 된 것일까? 그 답은 '부채의식'에 있지 않나 싶다. 배신하고 돌아온 사람은 자신의 부채의식을 없애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야만 했을 테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대표의 가장 큰 신뢰를 얻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에 참여한 분들 중 중소기업 대표님도 있었는데 이에 크게 공감했다. 그분은 본인이 가장 믿는 직원도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물론 용서할 수 없는 배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준은 사람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다를 것이기에 내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다만 팃포탯의 완성은 용서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팃포탯이라는 답을 듣고 사회초년생으로 보이는 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분에게 나의 말이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나 스스로에게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말한 '팃포탯'을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정한 용서를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Photo by Alexas_Fotos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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