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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May 13. 2022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두 가지' (2부)

어떻게(How)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두 가지가 '문제 해결 능력'과 '멘털 관리 능력'이라는 것에 공감을 한 분들은 그러면 어떻게 이 두 가지 능력을 키울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나 또한 너무나 궁금했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수백 권의 책을 읽고 수많은 모임에 나가면서 이 두 가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럴싸해 보이는 방법이 보이면 일단 가리지 않고 내 삶에 적용을 해보았고 효과가 있었던 것과 없었던 것을 나중에 가려냈.


그리고 최종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게 되었다.



1. 문제 해결 능력


1.1 역지사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첫 단계는 '역지사지'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체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봐야만 한다. 즉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 단순히 상대방의 '말'만 들어서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았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horses)'을 원한다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헨리 포드가 사람들의 '말(word)'만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말(horse)을 개량해서 더 빠른 말(horse)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역지사지를 해보았고 그것을 통해 문제의 본질은 '더 빠르고 편안한 이동'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역사를 뒤바꾼 세계 최초의 양산(量産) 대중차 T형 포드를 제작하게 되었다.


헨리 포드와 T형 포드. 사진 출처: modeltregister.co.uk


역지사지를 하고 싶어도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기질적으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 있는 것처럼 반대로 낮은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역지사지를 잘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 내가 직접 효과를 본 것은 역할 놀이다. 나도 기질적으로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이었는데 대학교 때 연극을 하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을 연기하는 것이 공감 능력을 키우고 그로 인해 역지사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것은 비단 내 경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많은 논문에서도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역할 놀이를 한 학생들(빨강)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파랑)에 비해 공감능력이 개선되었다. 출처: 2019 ISETH


1.2 철학적 사고


대부분의 문제는 엉켜버린 신발끈처럼 복잡해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푼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엉킨 신발끈을 가지런히 풀어야지만 문제의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정확하게 볼 수 있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이것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철학적 사고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실생활과 동떨어진 고루한 학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철학해서 밥벌이나 하겠어?"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도 종종 보았다. 나 또한 어렸을 때는 철학에는 1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철학이 그리고 철학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었.


철학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세상의 본질은 간단하다. 바로 '시간'과 '공간'이라는 좌표에 찍힌 점이라는 '인간'이다 (동양사상에서는 이를 천지인(天地人)이라고 말하고 과학에서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양분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세상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철학적 사고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을 보는 눈도 자연스레 발달하게 된다. 즉 엉킨 신발끈의 본래 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철학자들의 사고를 또 한 번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철학자의 사상을 그냥 읽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철학적 사고를 고도화하게 되면 그 어떤 문제가 닥치더라도 나만의 논리로 그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 입문서는 다양하지만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추천하고 싶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0030922&orderClick=LAG&Kc=



2. 멘털 관리 능력


2.1 뇌과학


우리는 뇌와 신체에서 마음(혹은 정신)을 떼어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멘털 관리는 오롯이 정신력으로 해내야 한다는 막연한 믿음도 생기는 것 같다.(한국 축구에서 체력을 배제한 '정신력'을 얼마나 강조해 왔던가!) 하지만 단호하게 이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안토니오 다마지오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에서 말하듯이 말이다. 

데카르트의 오류는 이런 것이다. 즉, 육체와 정신 사이에 바닷속 심연 같은 분리가 있다는 것은 오류다. 추론과 도덕적 판단, 그리고 육체적 통증이나 감정적 격량에서 오는 고통 등이 육체와는 분리되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도 오류다. 특히, 가장 정교한 마음 작용이 생물학적 유기체의 조직 및 작용과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도 오류다.

-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데카르트의 오류> 중 -


이처럼 멘털 관리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에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뇌과학이다.


뇌과학을 공부하면 "왜 기분이 나쁘지?"와 같은 막연함에서 오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편도체에 자극을 받아서 기분이 안 좋은 가 보구나"로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객관화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객관화해서 감정을 보는 것이 멘털 관리의 시작점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뇌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는 학자들의 말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엄밀하게 보면 정확한 이론은 아니지만 나 같은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우리의 뇌를 이해하기에 이보다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는 뇌과학 이론은 드물기 때문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 우리의 뇌. 사진 출처: www.behance.net


아주 간단히 말해 위 그림처럼 우리의 뇌는 파충류 단계에서 완성된 뇌간(Brain Stem), 포유류 단계에서 완성된 변연계(Limbic System) 그리고 영장류 단계에서 완성된 대뇌피질(Cerebral Cortex)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면서 완성되었다는 이론이다.  


파충류 단계의 뇌는 '호흡 및 체온 유지', 포유류 단계의 뇌는 '성욕과 식욕 그리고 감정', 그리고 영장류 단계의 뇌는 '충동조절 및 이성적 판단' 등과 같은 활동을 각각 담당한다. 그래서 화를 주체하지 못해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때면 "지금 영장류 단계의 뇌가 아닌 파충류나 포유류 단계의 뇌가 작동을 하고 있구나"하고 나의 감정을 그리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관련해서 뇌과학 전문서적은 아니지만 <마음의 여섯 얼굴>을 추천하고 싶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5415338&orderClick=LAG&Kc= 


2.2 명상


팀 페리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 <Tools of Titans(타이탄의 도구들)>을 보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활동 중 하나가 '명상'이다. 분야는 다르더라도 성공한 사람의 멘털을 단단하게 잡아준 공통적인 활동이 바로 명상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 않고) 명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만히 2분 동안 눈감고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소용돌이치면서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용돌이를 가만히 지켜보다 보니 내가 평소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그냥 무시하고 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명상은 단순히 '머릿속을 깨끗이 비우는 활동'이라기보다는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가만히 지켜보는 활동'이라는 것이었다.(물론 명상을 4년밖에 안 한 초보적인 생각이다)


뇌과학을 통해 멘털을 구체적으로 이해했다면 명상을 통해서는 이렇게 이해한 멘털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전보다 삶에 대해 더 감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모든 면에서 더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었다.


명상과 관련해서는 수많은 연구자료들이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명상이 왜 좋냐고 물어보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수많은 효과를 열거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곤 한다.


사진 출처: https://www.lovethispic.com/image/176518/the-brain-before-and-after-meditation


맥북과 같은 노트북을 쓰지 않을 때 그냥 덮어둘 수도 있고 전원을 끌 수도 있잖아요. 그냥 쉬는 것은 덮어두는 것이고 명상은 전원을 끄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노트북을 오랫동안 잘 사용하기 위해서 그냥 덮어두기보다 전원을 주기적으로 꺼주어야 하듯이 우리의 뇌도 주기적으로 명상을 통해 전원을 꺼주어야만 더 건강하 오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명상의 다양한 효능의 근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명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양한 어플과 유튜브 영상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명상을 추천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요청을 많이 받아서 내가 다소 허접하지만 명상에 도움이 될 가이드를 직접 녹음도 해보았다.


https://podbbang.page.link/8kyRoK7qYaeMJDMCA



지금까지 말한 '문제 해결 능력'과 '멘털 관리 능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이를 찾기 위해 현재도 노력 중이다. 다만 지금까지 위의 방법으로 내가 큰 효과를 본 만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도 이 방법이 다소나마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보았다.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된다면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속 편을 써보도록 하겠다.


<이전 글>

https://brunch.co.kr/@kap/162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61





Photo by Pierpaolo Riondat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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