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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Aug 15. 2021

유럽여행에서도 돌밥돌밥을 하게 될 줄이야.

아이들과 유럽여행 시에 집밥 알뜰하게 먹는 노하우

 아이들과 함께 유럽이라는 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 늘 생활했던 것처럼 돌밥돌밥(돌아서면 밥하기) 시스템을 구동시켜야 한다는 것이 엄마 사람의 숙명이자 숙제였다. 한식을 즐겨먹는 아이들이기에 느끼하고 혀가 얼얼할 정도의 염도를 자랑하는 유럽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거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심지어 첫째는 유럽여행 이후 샌드위치는 기피할 대상으로 여길 정도이다. 또한 유럽이라는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도시에서 삼시 세 끼를 현지식으로 사 먹는다는 것은 40여 일 동안 여행하는 데 있어 비용적으로도 부담스러웠기에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름 유용했던 아이들과 유럽여행 시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집밥을 알뜰하게 먹는 노하우를 낱낱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에어비앤비 숙소를 정할 때 집밥을 해 먹기 위해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할 수 있다면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지 셰어 하는 건지를 알아보고 조리도구는 뭐가 있는지 꼼꼼하게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조리도구에 따라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달라질 수 있기에 숙소에 비치된 조리도구를 살펴보고 장보기 재료를 선정하였다.


영국 런던 에어비앤비 숙소의 주방과 주방도구
프랑스 파리 에어비앤비 숙소 주방과 남프랑스 니스 숙소 주방

 

 둘째, 한국에서 가지고 갈 수 있는 양념 및 음식재료를 공수해간다. 한식의 기본이 되는 양념들은 (참기름, 간장, 국간장, 소금 등) 물약 통에 소분해서 담고 입구 쪽이 새지 않도록 랩핑을 한번 더 한 후 지퍼백에 담아 갔다. 또한 육수를 낼 수 있는 다시팩을 냄새가 나지 않도록 밀봉하여 준비하고 김치 된장 또한 밀봉에 밀봉을 거듭해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냉장고로 직행시켰다. 숙소의 주방을 셰어 하는 경우에는 김치나 된장냄새가 공동으로 쓰는 냉장고에 베이지 않도록 각별히 밀봉에 신경을 써야 한다.

꼼꼼하고 야무지게 챙겨간 양념들



셋째, 숙소 근처 마트와 친해져야 한다. 런던에서는 TESCO express, TESCO, Sainsbury's, Marks & spencer 등의 마트가 숙소 주변에 있었고, 파리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까르푸와 franprix, 로마에는 CONAD, COOP 마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현지 마트는 다양한 식품군과 현지 신선한 과일과 야채들이 즐비했기에 숙소를 체크인하고 제일 먼저 마트부터 들러 물과 현지 과일 및 음식재료를 사놓는 것이 우리 여행의 루틴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스테이크 고기류가 단연 가격이 저렴해서 매번 장을 볼 때마다 구매한 제품은 스테이크 소고기였다. 매일의 메뉴 중의 하나는 스테이크 고기와 신선한 현지 과일을 먹였고,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 큰 딸아이의 키가 한 달 만에 5센티가 자란 비법이 이 소고기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마트에서 꽃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좋았는데 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또한 마트 장보기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마트에서 꽃을 파는 이 당연함이 낯설다


 넷째, 여행 일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지만 40일 여행경비의 가성비를 고려하여 아침 집밥, 점심 도시락 또는 현지식, 저녁 집밥으로 계획을 잡았다. 비록 나의 상상 속의 유럽 생활은 햇살이 내리쬐는 야외 테라스에서 맛보는 현지식과 따뜻한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를 즐겨먹더라도 에스프레소를 시켜 새끼손가락을 들고 마실 것!)로 즐기는 여유로운 티타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빵집에서 산 바게트는 꼭 종이봉투를 비집고 나오게 들것! 유럽의 거리를 파리지엥 인척 활보하기였지만, 유럽 현지식은 상상 이상으로 짜서 아이들은 식사 후 물을 호출하기 바빴다. 그래서 결정한 아침 집밥, 점심 도시락 또는 현지식, 저녁 집밥 프로젝트는 가성비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호에 맞는 식단이 되었다.

유럽에서 집밥 먹기
쌀은 리조또 용 쌀을 구입하면 된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즉석밥이 떨어질 때쯤 마트에서 쌀을 구매해서 냄비밥을 해서 먹었고, 참치마요로 속을 채운 멸치 삼각 주먹밥을 만들어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다이소에서 구매한 삼각 주먹밥 틀을 사용함) 또한 유럽에서는 식당에서도 물을 무조건 사 먹어야 하기에 숙소에서 나올 때는 무조건 물을 챙기고, 주스 또한 소분해서 간식으로 챙겼다. 현지 과일 또한 즐겨 사 먹었는데 그중에서도 파리 까르푸의 애플망고는 1개당 가격이 2천 원대로 원 없이 사 먹고, 외출 시에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다니며 호화로운 과일 생활을 했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즉석밥 용기를 다 먹은 후 씻어 과일을 담아 씰링 랩으로 단단히 랩핑 한 후 중간중간 간식으로 먹고 난 후 용기는 버리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가볍게 돌아왔다.


물과 음료는 무조건 필수로 챙겨가기
점심 간식으로 과일 무조건 챙기기는 우리만의 국 룰

 다섯째, 무조건 라면에 김치가 진리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라고 했던가? 짧은 일정의 여행은 즐거울지 모르나, 한 달 넘게 맛집을 검색하고 찾아가서 먹어본 들 나트륨과 향신료에 절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한국음식이 제일 맛있구나 싶은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고비가 찾아온다. 그럴 때는 그냥 파송송 계란 탁 라면을 보글보글 끓여 김치 하나 척 걸쳐 올려 면치기 한방이면 느끼함의 묵은 체증이 목구멍을 타고 쑥 하고 내려갔다. 라면과 김치는 사랑이다. 많이 챙기자. 챙기기 힘들면 한식 재료를 파는 식료품점을 검색해서 구매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라면은 사랑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방법으로 현지식을 제외하고 남부럽지 않을 엄마표 집밥을 먹여 하루 평균 18,000보를 걸어도 체력적으로 부담 없는 여행이었다 자부했었는데, 또 다른 대형사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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