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용마 May 12. 2021

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녁 시간은요?


‘퇴근 후에는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주말에는요?


‘평일에 고생했으니 쉬어야죠’


그럼 아침 시간은요?


‘잠은 포기 못해요. 푹 자야돼요.’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어쩌면 그 생각만으로 욕심이다. 일본 경제학자 오마게 겐이치는 책 <난문쾌답>에서 인간을 바꾸는 3가지 방법으로 시간을 달리 쓰거나, 사는 곳을 바꾸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라고 했다.


그 중 지금 당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건 시간을 달리 쓰는 것이다. 다른 것들은 마음 먹는다고 바꿀 수 없지만 시간은 언제나 결심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심한다고 달라질까?


시간을 달리 써서 변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퇴근 후, 출근 전, 주말 시간 중 하나는 꼭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다면 잠들기 전, 기상 후, 주말 시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셋 중 가장 만만해보이는 건 퇴근 후 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만만하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맞을리 없다. 개인적으로든 업무적으로든 저녁 시간에 일정이 많은 사람이거나 집에서 청소, 육아 등으로 신경 써야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확보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주말이나 아침 시간으로 옮겨 가면 된다. 어떤 사람은 일터에서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저녁 시간은 휴식 시간으로 쓰고, 아침 시간을 생산적인 시간으로 보내기도 한다.


사람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나뉘는데, 아침형이 저녁형보다 나은 건 '나는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TMI를 내뿜는 당당한 자세라고 할까. 그것 말곤 나을 게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아침이 정답처럼 이야기한다고 해서 나까지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 원래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에게는 아침 시간이 확보하기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최종 선택지로 두면 된다. 일단 퇴근 후 시간과 주말을 활용해보고 맞지 않을 때 아침 시간을 쓰면 된다.


새로운 행동을 시작했다면 '몇 시에 일어날까? 몇 시에 잘까? 몇 시에 시작할까?' 고민하는 대신 일단 시작하는 게 어떨까.


저녁 9시에도 자보고, 저녁 11시에도 자보고 새벽 1시에도 자본다.
새벽 4시에도 일어나보고, 아침 6시에도 일어나보고, 아침 8시에도 일어나본다.
새벽 5시에도 시작해보고, 저녁 7시에도 시작해본다.


어떤 시간이 맞는지는 타인도 모르고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러니 시간을 바꿔가보면서 맞는지 경험해볼 수 밖에. 가설을 세우고 실험해보면서 핏이 가장 잘 맞는 시간을 확보한다.


어떤 시간은 어쩔 수 없이 깨어 있어야하고, 어떤 시간은 내일을 위해 잠들어야한다. 그런 시간을 파악하면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시간대를 찾는다. 이건 직접 실행해봐야 겨우 알아차린다.


몇 시에 일어나야 가장 컨디션이 좋을지 머리로 생각하지 마라. 컨디션은 몸이 체득하는 것이지 머리로 아무리 생각해봐야 알 수 없다. 생각이 부지런하고 몸이 게으른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부지런한 생각만큼 몸도 부지런해야 몸이 겨우 생각을 따라간다.


애플 CEO 팀 쿡은 새벽 3시 45분에 일어나지만 저녁 9시에 잠든다. 매혹적인 밤을 포기하는 대신 고요한 아침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에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새벽 3시에 잠들었다가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페이스북을 확인한다.


시간을 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정해진 시간에 준비된 행동을 하는 것이지 시간대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약속이 늦거나, 갑자기 시간이 붕 뜰 때 할 일이 있는 사람은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쓴다. 그러나 할 일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그저 때우는 시간일 뿐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변화해서 이기고 싶다면 할 수 없다는 핑계는 넣어두고, 확보한 시간부터 달리 쓰자.


나조차도 내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핑계 대면서 살 수 밖에 없다. 핑계가 나쁜 건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다른 대안을 찾아볼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기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사용하는 잣대가 다를 뿐이다. 누구에게는 돈이 잣대가 되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명성이나 상이 잣대가 된다. 권력, 사랑, 가족, 정신적 만족감 등이 잣대가 되는 사람도 있다. 측정치는 상대적이지만 욕구는 동일하다.

책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보고 듣고 느낀 것 중 가장 좋았던 콘텐츠를 정리해서 보내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