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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리 Mar 28. 2023

슬기로운 재택근무를 위한 소소하고 확실한 방법들 (1)

준비물 : 퇴근용 알람, 수면 공간과 분리된 업무 공간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근무 제도를 활용해서 내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크게 바꿔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에는 누구나 그렇듯 적응 기간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겪었다. 우울감, 생산성 저하, 체력 감소 등..



그러나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라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만족스럽고 안정적으로 재택근무 생활을 100%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상태까지 다다르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들을 시도해 왔는지 소소하고 뻔하지만 확실했던 방법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업무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업무의 끝 마무리를 짓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재택 하면 일을 더 안 하게 되지 않느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생각보다 오히려 일을 많이 하게 돼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실화입니다.)


주변에 '저 퇴근할게요~'하는 사람도 없고, 창문 밖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지금이 몇 시인지에 대한 감각도 없어지고. 그냥 손에 닿는 대로 계속 일 하다가 저녁 먹을 타이밍을 훌쩍 넘겨서 퇴근해 버리는 것이다.


눈 뜨자마자 출근하고 하루 종일 집에 처박혀서 혼자 일만 하다가 깜깜해지면 퇴근하는 삶. 상상만 해도 암울하지 않은지.


나의 경우 긴 호흡으로 집중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근한 시간(오후 10시 이후)에 업무를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업무 연락이 오지 않는 시간대여서 집중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시간대에 일을 다시 시작하면 아무래도 12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일을 하게 되어서 다음 날 컨디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업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은 결국 내 마음대로 일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것은 루틴을 무너뜨리게 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불규칙적으로 사는 것이 삶의 질과 나의 건강을 떨어드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때는 스스로의 업무 루틴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정해진 시간 범위 내에서 그날 꼭 해야 하는 일을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다 처리하지 못한 일은 내일의 나에게 넘길 수 있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따라서 모두 퇴근용 알림을 설정하도록 합시다.

알림 울리면 바로 퇴근!





2. 자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의 분리


내가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 내 방에는 책상이 아예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더 이상 내 인생에 공부는 없다!' 하면서 책상을 갖다 버렸기 때문이다.


종종 동생이 집에 없는 틈을 타서 동생 책상에 기생하거나 거실에 있는 식탁에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근무는 침대 위 혹은 작은 화장대에서 이루어졌다.

강쥐 말고 그 뒤에 있는 랩탑과 쿠션 테이블에 주목 해주세요.


특히 침대 위에 올릴 수 있는 간이 테이블을 두고 좌식으로 일을 했던 시간이 꽤 길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목디스크는 이때부터 진행된 것이 아닐까 싶다. (미안해 내 몸아..)


여하튼 잠을 자는 공간에서 잠도 자고 일도 하다 보니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전혀 없었다. 이것은 내가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후 가장 최악의 시간이었다.


일을 하는 도중에는 눕고 싶어지고, 잠을 자야 될 때는 업무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업무와 휴식, 둘 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타이밍 좋게 마침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사를 간 집에는 '서재'라는 공간을 따로 둘 수가 있었다. 서재는 원래 가족 공용 공간으로 계획된 방이었지만 내가 무단으로 점거해 버림으로써 자연스럽게 나의 업무용 공간이 되었다.


비로소 업무 공간과 자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다시 제대로 된 책상도 생겼다.) 그 이후 나의 재택근무 만족도는 확실하게 높아졌다. 이전보다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고 휴식과 수면의 질도 좋아졌다.


반드시 벽과 문으로 분리된 두 개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업무 하는 자세에서 잠을 자는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잠을 잘 때는 업무 공간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인 것 같다.


요즘 유튜브에서 자취/인테리어 관련 컨텐츠들을 검색해보면 굉장히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파티션, 커튼, 책장 등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구역을 나눠서 슬기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물리적인 공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포기하지 말고 꼭 한 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쓰다 보니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많이 많아져서 글이 길어졌다. 조만간 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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