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환경의학 및 직업의학 연구자로서 필자가 집중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 바로 순수하게 연구, 과학 자체에 집중하는 일이다. 앞선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직업의학은 그 성격상 사회과학적인 성격이 매우 짙다.
따라서 직업의학의 practice에 종사하는 분들은 시민단체에서 활동도 많이하고 또 모여서 스스로 시민단체를 설립하기도 한다. 이런 시민단체가 직업의학 분야에서 가지는 파워와 영향력은 막대하다. 국회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관련된 주요한 법률을 제정하거나 규칙을 만들때 주도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는 분들이 이런 시민단체에 상근, 비상근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다.
그런데 만약 필자가 연구자로서 계속 길을 걸어가게 된다면, 필자는 조금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 바로 Science다. 물론 안다, 이런 시민단체의 활동이나 사회활동가로서의 활동이 직업의학, 환경의학 분야에서 막대한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이 실제로 사회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이 없다면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환경의학, 직업의학의 Science적인 측면에 소홀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결국에 과학으로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우리가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의학에서 근거중심의학 (Evidence-based Medicine)이 강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Evidence 없는 활동들도 의학에서 인정이 된다면 무수히 많은 약장사들과 돌팔이들이 범람할 것이다. Evidence는 그만큼 의학이나 과학이란 학문에서 중요하다.
만약 필자가 연구자의 길을 계속 간다면 Science적인 측면에 철저하게 집중할 것이다. 어떤 환경의학과 직업의학의 미개척 영역에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면, 이를 모아서 철저하게 분석할 것이고 논문으로 출간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기보다 학자로서 데이터를 모아서 객관적으로 증명하려고 처절하게 노력할 것이다. 환경의학과 직업의학을 과학의 한 영역으로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 이번에 출간한 주거공간에서의 라돈 노출의 백혈병 발생 위험 논문이나 밀폐공간에서의 호흡기 감염병 전파위험 논문도 같은 맥락에서 작성한 것이다. 그냥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역학적 근거를 갖고 최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논의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법리적 근거와 과학적 근거는 다르다. 과학으로, 진리로 인정받으려면 한 층 더 심화된 근거와 객관성이 필요하다. 필자의 배경과 쌓아온 역량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회적 활동가로서의 역할을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고 충분히 잘 하실것이라 믿는다. 이 분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의 권리들이 더 지켜질 것으로 믿는다. 한편 필자는 필자만의 강점으로 조금 다른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더 맞다고 믿는다. 환경의학과 직업의학의 논의를 과학의 영역으로 더 깊게 끌어들여 한 차원 더 수준을 높여보고 싶다. 그렇게 철저하게 과학자로서 scientific base로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블로그 글: 앞으로 집중하고 싶은 방향 (환경의학, 직업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