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가 다른 우리였지만 생각보다 쉽게 결혼식 장소를 고를 수 있었다. 남편 집안에 연로하신 어른이 계신탓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고향이자 우리가 만난 제주에서 작은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곧바로 식장을 물색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답게 많은 선택지가 있었고, 나는 그 중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돈이 드는 결혼식장을 택했다.
싸게 하려면 200만원도 있고, 비싸게 하려면 5천만원대도 있다. 5천만원대는 당연히 언감생심이고 200만원대인 예식장은 너무 초라해보였다. 몇 군데를 비교해보다가 내가 고르게 된 곳은 무엇보다도 가격이 정확하게 표시되어 좋았다. 무엇이 포함되는지 명확했고, 포트폴리오도 괜찮아보였다. 나는 큰 고민 없이 그곳으로 결정해 예약을 걸었다.
발품을 팔았다면 더 좋고 예쁜곳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바가지 비용이 더 꺼려졌기에 명확하게 가격을 제시하고, 품질도 좋아보이는 곳으로 무난하게 선택했다. 그곳에서 제시한 가격은 음식 제외하고 총 390만원(VAT별도)이었고, 나는 그 정도면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다른걸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결혼할때가 되어 잠깐 피팅만 해보면 된다고 해서 별도로 번거로운 준비는 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결혼식 일주일 전 피팅한게 전부였다.
막상 예약을 걸어두고도 식이 진행되기 전까지 불안했던게 사실이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몇번이나 리뷰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자세히 블로그 리뷰를 써준 몇몇 분들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고, 나 역시 다른 이들을 조금이나 안심시킬 수 있도록 리뷰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준비한 것에 비해 모든것이 무난하게 진행됐고, 내 걱정은 한낱 기우 정도로 사라졌다.
진행했던 순서를 보면 이렇다.
1. 예약금 입금
2. 날짜 예약
3. 케이터링 업체 정하기
- 소개해주는 업체 중에 고르는게 가장 좋다. 다른 식당을 잡아도 상관없다.
4. 드레스 피팅(당일에 해도 관계없음)
5. 결혼식 3일전까지 하객수, 식사업체 여부, 식 순서, 행진곡 등 정해서 회신
6. 오는 하객들 비행기/숙박 예약
7. 결혼식 당일 진행후 정산
이 과정에서 우리가 준비하는건 거의 없었다. 성혼 선언문이나 혼인서약서 같은 샘플도 모두 마련되어 있어서 그대로 했다. 사회는 아끼던 후배에게 부탁했고, 케이터링 업체는 소개해 준 곳 중에 가장 저렴한(소규모라 모두 1인당 가격이 상당하다. 출장비 별도)곳에서 했다. 그나마 가장 저렴해서 선택했지만 생각보다 정보가 없어서 괜찮을까 했는데 음식양도 넉넉하고 무엇보다 맛있었다.(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제주웨딩케이터링,소.. : 네이버블로그)
이렇게 한번에 진행되는 곳에서 하다보니, 정말 신경쓸게 없었다. 식사가 맛 없을까봐 고민했는데 이것 역시 기우여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런 것보다 하객들이 어떤 숙소에서 머무를지, 청첩장을 어떻게 줘야할지가 더 고민이었다.
그러니까, 제주도 스몰웨딩은 식 자체보다 하객들을 어떻게 대접할지가 더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