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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Mar 21. 2024

고양이는 빨래를 미루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빨래를 한다.


조물딱 조물딱.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빨랫감을 열심히 누른다.


발톱이 톡톡 걸렸다 빠진다.

그릉그릉 소리가 울려 퍼진다.

빨래하며 노래 한 곡 뽑아본다.




고양이는 오늘의 빨래를

미루는 법이 없다.


분위기는 안중에 없고

환경도 상관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을 꿋꿋하게 한다.



빨래는 꾹꾹 눌러서!


고양이가 빨래하는 행동을

'꾹꾹이'라고 부른다.


'꾹꾹이'는 새끼 고양이가

어미젖을 누르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다.


하지만, 다 큰 성묘가

'꾹꾹이'를 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듯이


고양이에게 빨래는

본능을 넘어선

'유대감'형성

가까운 행동이다.




오늘 빨래를 미루지 않는 고양이


고양이가 애정표현을

한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부분은 시크하고

까칠하지만

가끔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빨래를 즐긴다.


그리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고양이는 빨래를

절대 미루는 법이 없다.



집사의 기분과는 별개로

집안 분위기와는 다르게


고양이는 자신이 원할 때

미루지 않고 과감히

주인 배 위를 밟거나

다리 하나를 잡거나

폭신한 이불을 잡고선


콧노래를 부른다.




가끔은 황당할 때도 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고양이의 애정 어린

빨래시간에 함께 참여한다.



빨래가 쌓이는 법이 없어서

우리에게는 케케묵은 감정이

남아있지 않는다.


싸우더라도 개운한 건

빨래를 미루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는 참으로

영리한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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