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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A Jan 15. 2016

기와

아들은 아버지를 닮고 싶었다


빛바래 발간 기와들 사이에는

유난히 크고 붉은

황토기와 한 장


비가 샌다는 아내 성화에

지붕 위에 올라

기왓장을 내려놓던 아버지

붉은 손바닥


조약돌만한 아들 딸

두 손 가득 움켜 데우던 아버지

뜨겁게 맥박 치다 화석처럼 굳어간

거친 손바닥


가슴 속 불 꺼진 가마에는

진득하니 구수한 황토 굽는 냄새

나를 덮은 아버지

온기도 채 가시지 않았는데


허물어진 옛날 집

온가족이 모여앉아 마루를 덥히던

그 널따란 기와집을 생각하면

내게서도 부쩍

비가 새는 일이 잦더라




- 아버지의 건축법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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