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뭐할라꼬 물어보는교?"
지금까지 아무도 과메기 사나이에게 '고향'에 관한 질문을 한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부산 출신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감히 그에게 한 번 묻고 싶었다.
"혹시 고향이 어디입니까?"
과메기 사나이는 잠시 허공을 응시하더니 미역에 과메기를 싸서 입에 집어넣고는 우악스럽게 씹으면서 말했다.
"그건 뭐할라꼬 물어보는교?"
나는 김에 과메기를 싸서 입에 집어넣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가리면서 말했다.
"제가 궁금한 것을 잘 못 참는 성격이라서 그렇습니다."
과메기 사나이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향이라 카는 게... 무얼 보고 고향이라 칸답니까? 내가 태어난 곳? 자란 곳?"
나는 분명 과메기 사나이에게 뭔가 말 못 할 과거가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닙니다. 제가 괜한 질문을 드린 모양이네요. 과메기나 드시죠."
우리는 그렇게 과메기를 먹고 헤어졌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인터폰 수화기를 들고 말했다.
"누구세요?"
"택배 왔습니다."
발신인은 '과메기 사나이'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얼른 포장을 뜯어보았다. 상자 속에는 과연 과메기 사나이답게 과메기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그리고 상자 한 귀퉁이에서 나는 조그만 쪽지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제 고향은 사실 서울입니다. 그리고 이 과메기는 구룡포에서 보내드리는 것이고요. 부디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과메기 사나이의 고향이 서울이었다니, 나는 왠지 모르게 고향 친구 하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슬픔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로 다시는 과메기 사나이를 만날 수 없었다. 단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고향으로 영영 돌아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