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호호

"대단한데요?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는 겁니까?"

by 다뜨베이더

그는 자꾸만 '오호호호'하고 웃었다. 본래 나는 남의 습관이나 버릇에 대해서 잘 트집을 잡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웃음소리는 어찌 된 일인지 대화 내내 신경에 거슬리고 불편했다. 120kg이 넘는 덩치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연신 '오호호호'하고 웃어대는 이 장면을 언젠가 꿈에서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 잔상과 지금의 상황이 얇은 종잇장처럼 겹치고 겹치더니 결국 제멋대로 머릿속에 둥글게 구겨진 채 남았다. 종이공처럼.


우리의 대화는 '사람의 관상'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관상'이라는 것에 대한 신뢰도 없을뿐더러 - 손금이니 사주니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예전에 사주카페라는 곳에 갔다가 말도 안 되는 돈을 지불하고 나온 적이 있어서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혹시 일찍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지 않았나요?"


'젠장! 그건 또 어떻게 알아맞힌 거지?'

머릿속의 종이공이 구석으로 또르르 굴러갔다.


"대단한데요?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는 겁니까?"

"앞니요. 오호호호."

"앞니가 어떻다는 거죠?"

"앞니가 조금 깨져있길래 드리는 말씀입니다. 오호호호.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군요? 오호호호."


내 앞니가 조금 깨져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릴 적에 급하게 밥을 먹다가 쇠젓가락을 씹는 바람에 벌어진 사고였다. 그런데 그게 나의 이른 독립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는 눈썹, 눈, 코, 귀, 입꼬리 등을 차례대로 짚어가며 내 관상을 그야말로 제대로 봐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가 먹은 음식과 - 괜히 체중이 120kg 씩이나 나가는 것이 아니다. - 술 값을 전부 계산했다. 분위기상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먼저 일어나더니 내게 인사를 했다.

"오늘 무척 즐거웠습니다. 오호호호. 그럼 또 뵙지요."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 음식 값을 내가 모두 계산하게 된 상황을 말하는 거다. - 최후의 궁금증을 풀고 싶어졌다.

"잠깐만요. 그런데 왜 자꾸 '오호호호'하면서 웃는 겁니까? 덩치와 안 어울리게 말이에요."

그는 아랫입술을 쭈-욱 내밀며 말했다.

"가운데가 찢어져서 아파요. 오호호호."


종이공이 저 깊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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