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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by 김라마

나는 '나의 인생'을 살 것이다.

'나의 인생'이라는 것은 나만 알 수 있다.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이것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의 선언문이다.


나의 리듬대로, 내 방식대로 인생을 살 것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묵묵히 하면 된다.

이제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열등감과 우월감의 굴레에 빠지지 말자. (불가능하겠지만 노력할 순 있잖아?)


물론 모든 일이 내 뜻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여기 내 자리에서 '나의 인생'을 살자.


마음껏 괴로워하고,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기뻐하고, 마음껏 행복하자.

눈물을 흘리더라도 '나의 눈물'이고 나의 인생이면 된다.




삶에서 노력만 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삶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나에겐 최고의 가치였다. 세상에 못 이룰 것이 없다 생각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었고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최선을 다해 살아야 했고 많은 시간을 성공과 돈에 대해서 생각했다. 뭐든지 효율적이어야 했고,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금액을 설정하고 목표를 이루는 것에 불필요한 시간은 관리해야 했고, 자기 계발에 시간을 많이 쏟아야 했다.


내 삶은 성공과 돈을 추구하는 것에 최적화되고 있었다.


왜 성공과 돈이 필요하냐고? 그게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니었지만 중간 목표이긴 했다. 일단 성공하고 일단 돈을 많이 벌고 나면 돈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말로는 물질적인 성공이 '중간목표'라 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최종목표'인 것처럼 삶이 세팅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세상이나 사람을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만 보게 되었다. 돈을 적당히 벌며 직장생활을 하는 주변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도전하지 않는 현실에 순응한 비겁한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너무나도 교만하게도, 다들 나처럼 경제적 자유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포기하고 스스로 위로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그 생각을 놓을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제적 자유가 필요 없는 친구들이지 않을까? 그 자유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에.)


한 사람을 내가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 절대 못한다. 사람은 평가가능한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하나의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나 포함) 줄 세우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 가지의 기준으로만 살다 보니 '지금의 행복'을 '미래'로 미루는 게 버릇이 되어버렸다. 그게 정답이라 생각했다. 지금을 희생해서 살다 보면 나중에 더 크게 보상이 올 것이라 믿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 온전하고 행복하는 법을 어느덧 잊어버리게 된 것 같다.


나를 얽매이게 하는 지갑도 휴대폰도 없는 텅 빈 주머니의 홀가분한 옷만 입고 나와서 비 오는 산책로를 여유롭게 걸을 때 느껴지는 해방감을 아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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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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