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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튼튼 김프리 Mar 03. 2021

5AM, 새벽형 엄마의 아침 일상

일찍 일어나는 엄마가 가족의 하루를  설계한다.

2018년 12월에 시작한 육아휴직. 12월 한 달간은 마음껏 먹고 쉬면서 2019년에 무엇을 어떻게 하며 지낼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2019년 1월, 새벽형 인간으로 사는 삶을 시작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모든 평일은 6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육아휴직이지만 아름다운 퇴사가 목표였다. 다신 직장인 시절을 그리워하지 않게 치열하게 고민하며 두 번째 1인 기업가의 삶을 준비하는 시기. 몸과 마음의 안정과 나빠진 건강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일찍 일어나 하루를 주도적으로 시작하며, 육아 타임이 시작되기 2시간 전, 마음을 키우고 지식을 쌓는 용도로 새벽시간을 활용했다.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새벽, 몸과 마음, 머리에 좋은 에너지를 가득 채우면 본캐인 엄마의 역할이 시작된다.


AM 05:26


나의 기상시간. 스마트워치의 시간을 타임스탬프라는 어플을 이용해 일어나는 시간을 기록하고 운영하고 있는 새벽 기상 오픈 채팅방과 카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AM 06:20


엄마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 강사, 방송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생존 독서의 시간.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반응형 미디어 대신 자극 없는 비반응형 미디어인 책을 읽는다. 고요한 새벽시간, 방해없는 행복한 독서시간.


책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육아맘이라는 시간적 제약, 자유롭게 이동할 수 는 공간적 한계 때문에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공부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 책은 나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잠재워주고, 몰랐던 지식을 새롭게 배우고 있다는 성취감을 준다.


2019년~2020년 지난 2년간 읽었던 약 150권의 책들은 팟캐스트, 유튜브, 홈쇼핑 방송 아르바이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키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AM 07:20


독서가 끝나는 시간. 이제부터 엄마, 아내 타임이다. 아침잠이 많은 아이들을 10분 간격으로 여러 번 깨우고 남편도 깨운다. 널브러진 빨랫감을 주워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돌린다. 어제저녁 미쳐 다 하지 못한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의 준비물을 챙긴다.


팬티만 입고 자는 7세 작은 딸은 비몽사몽인채로 침대에 누워있다. 속옷, 양말, 바지, 티셔츠까지 다 입혀놨는데도 또 잔다. 큰 아이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 일주일에 절반만 등교를 한다. 아빠가 출근 준비를 마칠 때까지 어떻게든 아이들을 깨워 식탁에 앉히는 게 엄마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


오랜만에 일찍 일어난 딸은 유치원 개학 첫날이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비교적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까지 마쳤다. 코로나 19로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 심심했던 딸은 신이 났다. 오늘처럼만 일찍 일어 나주면 정말 좋겠다.



AM 08:13


최근 다시 살을 빼겠다고 식단 조절을 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용 다이어트 도시락을 만든다. 밥과 국을 요리할 필요가 없어 나에게는 더없이 편한 식사 준비. 사과 1개, 잘 안 먹는 토마토 1/4, 호박고구마 1개를 통해 담는다. 운전할 때 먹기 편하게 포크도 담아준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은 되도록이면 안 쓴다.

 


AM 08:32


3명 중 가장 빨리 일어나는 아들이 일어났다. 09:10부터 줌으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아주 꼬마 때부터 아침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여서인지 잠에서 깬 지 1분밖에 안 지났는데도 배고프다며 밥을 달라는 아들. 입맛이 없다길래 뭐 줄까? 물어보니 만두를 쪄달라고 한다. 솥에 불을 붓고 찜기에 만두를 올려 10분 만에 만두를 쪄서 접시에 놓아준다. 맛있다고 즐겁게 먹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AM 08:50


30분 전, 남편은 준비해 준 도시락통을 챙겨 출근했고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아침 운동을 가기 위해 집에서 나오는 시간. 아들은 온라인 학습 준비를 위해 아이패드로 줌 링크와 비밀번호를 체크하고 학습 꾸러미를 챙긴다.


우리 집의 아침 풍경에는 단 한 마디의 고함소리나 짜증 섞인 말이 없다. 서둘러라, 늦었다, 빨리빨리를 외칠 필요가 없다. 엄마인 내가 먼저 일어나 나의 건강과 마음을 챙기고 미래를 위한 독서와 공부를 한다. 그 후 아이들과 남편의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위해 엄마인 내가 먼저 솔선수범한다. 아이들 등교시간에 겨우겨우 일어나 아이들을 닦달해 깨우고 남편이 언제 출근했는지도 모른 채로 살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본다. 매일 아침이 전쟁이었을 게 분명하다. 화와 짜증, 조급함으로 가득 찼을 거다.


"잘 다녀오겠다"는 남편의 출근 인사.

"엄마 운동하는 동안 온라인 수업 잘하고 있을게"라는 아들의 인사.

"엄마, 있다 유치원 끝나고 나 간식 사줘" 하고 쿨하게 손 흔드는 딸의 인사.


이 즐겁고 다정한 인사의 시작을 엄마인 내가 만들고 있다. 평온하고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일상의 시작을 엄마인 내가 설계하고 있다. 새벽 기상을 하며 매일 한 뼘씩 나도 성장하고 남편도 챙기고, 아이들과도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활력 넘치는 새벽형 엄마, 일찍 일어나는 라이프 스타일은 내 인생을 더 생기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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