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리스본 돌아다니기 A

파스테이스 드 벨렝, 스타벅스 벨렝점, 제로니무스 수도원

by 장수연

벨렝 지구와 바이샤 지구로


오늘은 리스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기로 한 날. 숙소와 가까이 있는 벨렝(Belém) 지구를 갔다가, 그다음에 리스본의 중심지 중 하나인 바이샤(Baixa) 지구*에 놀러 가기로 했다. 먼저 오전에는 오래된 제과점에 들러 에그타르트를 먹고, 리스보아 카드를 발동시켜서 벨렝 지구의 유명한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았다. 그다음에는 중심부인 바이샤 지구에 가 방문해보고 싶은 장소에 들르기로 했다.

*포르투갈어로 벨렝(Belém)은 포르투갈어로 '베들레헴'을, 바이샤(Baixa)는 '낮음', '얕은 곳'을 뜻한다.

왼쪽 하단에 점선으로 둘러싸인 곳이 벨렝 지구고, 오른쪽 큰 'Lisbon' 글씨가 있는 곳에 리스본 중심가가 있다. 가운데 있는 LxFactory에 숙소가 있었다.


'벨렝의 페이스트리(Pastéis de Belém)'


버스를 타고 제과점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éis de Belém, 벨렝의 페이스트리)에 왔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창문으로 제과점을 스쳐 지나가듯 봤는데, 가게 앞이 사람들로 복작여서 딱 봐도 '여기구나' 싶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로고타입. 납작한 필기도구로 쓴 듯한 글씨에서 이곳의 클래식함을 느꼈다. 이미지 출처 | https://pasteisdebelem.pt/en/history

함튼, 파스테이스 드 벨렝은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가 탄생했다고 하는 그 집이다. 1837년부터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도 에그타르트를 좋아해서 빵집에 가면 종종 구매하곤 했다. 여기를 정말 와보고 싶었는데, 도착하니 정말 설렜다!


아, 그리고 우리가 아는 노랗고 작으며 부드럽고 달콤한 페이스트리 에그타르트를 이 나라 사람들은 '나타(nata)'라고 부른다. 전체 이름은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 한국어로 번역하면 '크림 페이스트리'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에그타르트 체인점 '나따오비까'의 나따가 이 나타이다.


줄 선 사람이 많아서 도로가 미어졌다.

어딘가 줄인지 몰라서 헤매다가 대충 줄의 끝 부분을 발견하고 일단 섰다. 줄을 섰는데 바로 뒤에 여행을 오신 한인 부부가 계셨다. 가만히 있는데 뒤에서 한국말이 들려서 알아챘다. 숙소 근처에서는 한 번도 한국인을 못 봤어서, 뭔가 반가움+한국어를 쓰고 싶은 마음에 "한국인이세요?" 하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스몰 토크를 조금 했다.

역사적 카운터..라 쓰여 있는 표지판

그래도 막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상품을 진열한 수납장. 진자(포르투갈식 체리주)도 팔고 있었다.
카운터 진열장. 저 남색/갈색 봉지는 각각 설탕과 시나몬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에그타르트에 설탕이나 시나몬 가루를 뿌려 먹는다.

두 개를 샀다. 주문할 때 ' 파스테이스 드 나따pasteis de nata'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파스텔 드 나따pastel de nata'라 해야 하는지 몰라서 발음을 조금 절었다. 그래도 무사히 구매를 완료했다. 목표를 달성한 후 왼쪽으로 빠졌다.

(좌) 에그타르트 외에도 다른 빵을 팔고 있었다. (우) 굿즈도 팔고 있었다.

그리고 건물을 나가기 전에 아까 대화를 나눴던 부부 중 아내 분께 부탁드려, 가게 내부를 배경으로 에그타르트를 들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포장에 왕 크고 이쁜 스티커를 붙여주셨다.

따뜻한 에그타르트는 바삭바삭하고 얇은 종이 포장 안에 고이 담겨 있었다. 사 온 것 중 하나는 가게 옆 쪽 길가에 서서 먹었다(앞선 구매자들이 이미 그렇게 하고들 있었다). 돌바닥에서는 비둘기들이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쪼아 먹으려는 듯 어슬렁거렸다.

흠... 과자는 맛있었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따뜻하고 크리미했다. 남은 하나는 앉아서 먹고 싶어서,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스타벅스 벨렝점(Starbucks Belem)


정류장에서 오는 길에 이미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왔었다. 한국에서도 이용했던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니까, 아직 이 나라가 낯선 나에게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워 보였다. '포르투갈 스벅은 우리나라 스타벅스랑 뭐가 다를까?'란 궁금증을 안고 들어갔다.

공간은 익숙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다. 매대의 모습이나 메뉴판, MD 상품, 브랜드 컬러, 파트너 시스템 등은 똑같아 보였다. 근데 팔고 있는 빵의 종류 크기, 생수병의 브랜드, 그 외 자잘한 것들이 조금씩 달라서 신기했다.

스타벅스 매대 풍경

한국 스타벅스에는 없는 음료를 시켜보고 싶었다. 여기서만 마실 수 있는 거! 를 원했다. 고민 끝에 오렌지 주스(sumo de laranja)를 시켰다. 스페인어에서는 주스가 'zumo'이고 오렌지는 'naranja'인데, 포르투갈어로는 주스를 'sumo', 오렌지를 'laranja'라 부르는 게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신기했다.

주문을 완료하고 왼쪽에서 기다렸다.

2층 전경

음료가 나와서 2층 좌석으로 향했다.

오렌지 주스랑 에그타르트, 포장지

오렌지 주스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간 오렌지 주스의 맛이다. 실내용 잔으로 플라스틱 컵을 주는 게 조금 아쉬웠다.

두 번 먹어도 맛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


요기를 마치고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보러 갔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1502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건축물로, 유럽-인도양 개항로를 개척한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의 원정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또한 근대 세계의 초석이 되었던 대항해시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포르투갈 후기 고딕 양식인 '마누엘 양식'을 반영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위쪽이 뾰족뾰족했다.

Standing at the entrance to Lisbon harbour, the Monastery of the Hieronymites – construction of which began in 1502 – exemplifies Portuguese art at its best. The nearby Tower of Belém, built to commemorate Vasco da Gama's expedition, is a reminder of the great maritime discoveries that laid the foundations of the modern world.

출처 | https://whc.unesco.org/en/list/263).
파노라마 샷

진짜 웅장하다는 첫인상을 받았다. 종교의 힘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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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기념으로 한국인 아주머니인가 아저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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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잔디밭도 있었다.

입장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 정말 길었다(위의 '파노라마 샷 사진 왼쪽 부분을 보라). 들어가기 전에, 뒤에 아주머니께서 내가 들고 있던 리스보아 카드를 보고 '이게 무슨 카드냐'라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이 카드의 특징을 상세하게 설명드렸다. 대충 무료입장이 가능하고... 며칠권이 있고... 등. 그랬더니 당신은 이런 게 있는 줄 모르고 그냥 티켓을 따로 구매했다고 하셨다.

아, 그리고 입장할 때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확인했었다.


-수도원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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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초입에 있던 회화 두 점
벽면에 있던 아줄레주

-2층

2층 회랑 파노라마
돌기둥에 있던 고양이 같은 얼굴. 뭔가를 물고 있다.
tempImageSCd5JR.heic 회랑을 걸으니 왠지 게임 PENTIMENT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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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석상. 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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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없어진 석상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통로 쪽에 이렇게 창문 구멍이 있었다. 창살도 있었다.
1층으로 내려가기

-1층

1층뷰
그래픽 디자인과 조소는 연결 되어 있는 걸까? (좌) 벽에 새겨진 문장. 망치랑 펜치랑 사다리인가.. (우) 무슨 장면인지 궁금하다
(좌) 페르난도 페소아의 묘가 제로니무스 수도원에 이장되었다고 한다. (중) 이건 무슨 문장일까 궁금했다. (우) 분수대에 있는 사자 석상이 귀엽다.

-1층 방

1층에 있는 큰 방으로 들어갔다
타일로 된 벽화도 있었다.
그림체가 왜인지 친숙하다. 처음에 봤을 때 일본 만화 그림체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수도원 관람을 마쳤다. 바스쿠 다 가마의 묘는 (아마 기억하기로) 공사 중이라 방에 못 들어갔다.

tempImage6dLNtI.heic 떠나기 전에 한 컷 더

사실 수도원에 들어갈 때는 여기에 얽힌 역사를 잘 모르고 갔었다. 그냥 거대하고 정교한 종교 사원이라는 점에 마음이 떨렸고, 리스보아 카드로 무료입장 가능한 역사적 명소여서 간 것도 있다. 지금 여행기를 쓰며 이 건물의 이야기를 조금 더 내밀하게 알게 되었는데, 바스쿠 다 가마의 행적과 수도원 건설의 목적이 제국주의와 얽혀있다는 사실에 양가감정이 들었다.


다음 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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