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또집 santini, 코메르시우 광장, 리스본 이야기 센터
바이샤 지구의 첫 번째 목표는 젤라또집이었다. 이름은 '산티니 santini'이고, 굉장히 오래된 젤라또집이라고 한다. 어제 LX 팩토리에서 들렀던 서점 책에서 이곳 설명을 스쳐 지나가듯 접했는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갔다.
https://maps.app.goo.gl/UvprEVAaV3qGSRR69
경사진 길 한 벽면에 가게가 있고, 젤라또를 산 사람들이 그 근처에 옹기종기 있었다. 가게 내부 왼편에는 투명한 매대 너머로 젤라또 덩어리를 푸는 직원들이 있었고, 오른편에는 계산대와 점원이 있었다. 그 안쪽으로는 먹고 갈 수 있는 의자와 탁자가 몇 대 보였다.
먼저 오른쪽에서 젤라또 이용권을 결제했다. 스쿱 개수에 비례하여 가격을 지불하고, 왼쪽의 매대에 가서 무슨 맛을 먹을지 이야기하면 되었다. 메뉴판을 보는 시간을 가진 뒤, 나는 ❶망고, ❷초코, 그리고 ❸마라분타(marabunta) 맛을 주문했다. 마라분타는 브라질어로 '군대개미'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작은 다크 초콜릿 너겟이 콕콕 박혀있는 크림 맛을 지칭한다. 찾아보면서 초코칩을 개미에 비유한 게 꽤 귀엽다고 생각했다!
1인용으론 조금 널찍하고 둥근 탁자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맛보고 있는데, 살짝 건너편 테이블에 한국인 아주머니 몇 분이 앉아서 수다를 떠셨다. 그걸 보며 나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외-산티니 웹사이트 훑어보기>
글을 쓰면서 Santini 공식 웹사이트를 찾아봤다. 웹사이트 이곳저곳을 구경하니 재밌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걸 강조하기 위에 생과일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고, 하얀색과 붉은색을 반복 사용하면서 젤라또 가게의 행복하고, 명쾌하고 발랄한 인상을 표현하고 있다. 가게 역사 페이지를 보니, 이곳은 아틸리오 산티니(Attilio Santini)라는 이탈리아인이 포르투갈에 차린 아이스크림 가게라고 한다. 난 포르투갈 사람이 직접 차린 줄 알았는데, 신기신기했다.
아 그리고, 가게 메뉴판의 맛 설명 중 잘 모르겠는 게 있다면 웹사이트 내 제품 설명(메인페이지-PRODUTOS-GELADOS)을 참고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하단 이미지 참고)
다음 목표는 리스본 이야기 센터였다. 비행기 내린 직후부터 개인적으로 이 곳에 계속 정을 못 붙이고 있는 작은 문제가 있었다. 막상 왔는데 여기가 머하는 곳인지도 잘 모르겠고...명색이 서유럽 국가의 수도이고 대도시긴 하지만...'여기가 어떤 곳인지 이야기를 좀 더 알면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국제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이어서, ISIC 뽕을 한 번 뽑아보려고 간 것도 있다^^
구글맵 왈 '15E'번 트램을 타고 센터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ércio, 상업/무역 광장)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아, 코메르시우 광장은 음...엄청 큰 광장이다. 국가의 대표적 광장이라는 점에서 광화문 광장과 닮았다고 비교를 해두 되려나.. 가운데 큰 동상이 있다. 광장에 서있을 때 하늘과 바다를 광활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트램 앞문으로 내려서, 센터까지 재빠르게 걸어갔다.
https://maps.app.goo.gl/4RCLAEZcGLWsPKRk6
센터에 들어가면 바로 안내데스크가 보인다. 직원분께서 영어를 써주셨기 때문에 소통이 원활했다. 국제학생증을 쓰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리스보아 카드 있냐고 해서 드리니까 무료 입장권을 받았다! 아,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도 받았다. 데스크 오른쪽에 있던 전시장 입구로 들어갔다.
<이하 전시 스포 주의>
전시는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멀티미디어 전시라 그런지 영상도 많고, 영상이랑 실제 시설물이 어우러진 구간도 있었고, 사실감 있는 인형과 모형 보는 즐거움도 있고 공간 디자인도 잘 되어 있어 여러모로 즐거웠다. 그리고 앞서 받았던 귀에 쓰는 오디오 가이드를 착용했는데, 작품 앞에 서 있으면 설명 음성이 알아서 나왔다. 한국어 버전도 있어서 머리에 힘 안주고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전시 내용 중에서는 리스본 지명의 기원, 그리고 리스본 대지진과 도시 재건축이 떠오른다. 먼저 도시명의 유래의 경우, 여러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페니키아어로 '안전한 항구Allis Ubbo'라고 부르던 것에서 기원했다고도 하고, 아니면 그리스 영웅 율리시스(오디세우스)가 리스본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데, 여기서 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다른 설도 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전시 도증에 검정 커튼으로 가려진 영상관을 만났다. 상영 시간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커튼 옆 긴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땅에 떨어진 리스보아 카드를 들고 카드의 주인을 찾아주러 이쪽으로 오셨다.
먼저 내 옆에 계신 아저씨께서 물어보셨다. 근데 그 아저씨 게 아니었다. 그다음은 내 차례가 되었다. 근데 내 것도 아니었다. 참고로 나는 그걸 입증하기 위해 내 지갑 안에 있는 리스보아 카드를 보여드렸다. 결국 그 당시에 주인은 못 찾았던 걸로 기억한다. 누가 떨어뜨리고 간 걸까... 궁금했다.
리스본 이야기 센터를 통해 내가 밟고 서있는 땅과 조금 더 친밀해질 수 있었다. 방문자로서 느끼는 낯섦이 좀 줄었다고 해야 하나…그리고 좋은 전시 방법이나 동선, 디스플레이 등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전시 관람을 모두 마치고 굿즈 샵에도 왔다. 인형도 팔고, 아줄레주도 팔고, 뭔가 이것저것 있었다.
그리고 건물 입구 쪽에서 팔던 편지지도 구경했다. 여행 기념으로 엽서라도 한 장 구매하고 싶어서 원통형의 엽서 매대를 돌려가며 쫀쫀하게 구경하다가 한 장을 골랐다. 아줄레주 양식으로 그려진 커다란 함선이 인쇄된 엽서였다. 영업시간에 거의 다다라서, 그전에 재빨리 안네데스크로 가서 편지지를 내밀었다. 50센튼가, 그랬다. 나중에 출국 전에 여기에 무언가 글을 써서 우체통에 부쳐 한국으로 보낼 마음도 품었다.
여행하며 써둔 메모를 찾았다.
리스본에는 자전거도 있고,
트램도 있고,
버스도 있고,
기차도 있고,
킥보드도 있고,
택시도 있고,
스케이트 보드도 있고,
오토바이도 있고,
자가용도 있고,
트럭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게 한 군데 모여 있는 느낌.
이날 본 시내의 모습이 정말 이랬다. 그래서인지 기묘했다. 뭔가 미래 도시같기도...?
숙소에 돌아와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샹그리아를 마셨다. 새콤하니 맛있었다.
(다음 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