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를 치료하는 생활습관 1 : 수면습관
ADHD를 가진 사람은 평균 수명보다 13년에서 21년 정도 짧은 생을 산다고 한다. 과잉행동 및 충동성으로 인한 위험한 레저 스포츠를 즐긴다거나 사고의 노출이 잦은 탓도 있겠지만, 다른 이차 장애, 합병증으로 인한 중독이나 자살 등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앞선 연재글에서 소개했듯 ADHD 환자 중 약 50~80%가 하나 이상의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ADHD를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이차 장애, 합병증을 부를 수 있어 빠르고 명확한 진단하에 개입이 필요하다.
<ADHD 2.0>의 작가인 에드워드 할로웰과 존 레이티는 ADHD가 정신의학에서 치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애라고도 표현했다. 그들은 ADHD를 관리할 수 있는 상태로 바라보며 적절한 치료와 환경을 제공하면 ADHD는 치료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비약물 치료인 인지행동치료, 생활습관 개선으로 빠르게 증상이 완화될 수 있고, 게다가 뇌 가소성 덕분에 올바른 훈련과 자극을 주면 ADHD 환자의 뇌도 더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많은 경우 우리(ADHD 환자)는 '아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재능이 발현되어 결국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공을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멋진 도전자이자 승자이다.
ADHD인 아이에게 어떤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엄마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은 우리가 매일 반복하기 때문에 복리로 더 큰 결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리즈로 생활 습관을 통해 ADHD 증상을 완화하고 뇌 기능을 돕는 방법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크게 수면, 식단, 운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하며 오늘의 주제는 '수면'이다. ADHD가 아니더라도 전두엽의 활성화를 비롯하여 신체 전반적으로 좋은 습관들이라 ADHD 주변인들도 기꺼이 함께 해주면 좋겠다.
약 20~30% ADHD 환자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ADHD 환자 중에는 하지불안증후군을 비롯 기면증이나 불면증을 겪는 환자들도 많다. 반대로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환자 중에는 ADHD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수면과 ADHD와의 관계성이 보여 수면과 관련한 책을 찾아보았다.
<꿀잠의 과학>이라는 최신 수면 연구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수면 전문가, 뇌과학 전문가, 운동치료 전문가가 함께 쓴 책이 있다. 책에서는 ADHD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면 부족으로 인한 집중력* 및 작업기억*에 대한 영향, 도파민 기능, 정서적 영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책 내용을 일부 발췌, 요약하였다.
1. 수면 부족은 전전두엽* 영역의 활동 저하 및 전전두엽과 다른 뇌영역 간의 연결성 저하 등을 일으킨다.
2. 수면 부족은 도파민 수용체의 활용도와 민감성 저하로 도파민 작용을 저하시킨다.
3. 수면 부족은 감정조절 및 반응과정을 관장하는 편도체와 전전두엽 간의 기능적 연결성을 저하시킨다.
+ 집중력 : 업무의 지속성을 유지
+ 작업기억 : 업무의 효율적인 처리, 경험한 것들을 수 초 동안만 머릿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
+ 전전두엽은 전두엽의 일부로 기억력 및 사고력, 실행 기능과 자기 조절에 중요한 역할
수면 부족으로 인한 영향이 ADHD 메커니즘, 증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기타 수면 부족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건강한 꿀잠을 위한 팁들이 많아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충분한 수면이 전두엽의 활동을 돕고, 도파민의 작용을 돕는다. 건강한 수면 습관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ADHD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한국의 어린이들은 세계적으로도 늦게 자고, 적게 자는 것으로 유명하다. 뇌나 신체적인 발달, 건강유지를 위해서 충분한 수면이 당연하게도 필요하지만, 아이의 수면과 관련하여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좋을 문제가 있어 하나 자료를 들고 왔다.
최근 몇 년 새 어린이 성조숙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인의 아이가 성조숙증으로 한 달에 한 번 주사를 맞고 있기도 하고, 여자 아이는 7~8살에 성조숙증 검사를 한 번은 받는 게 좋다고 권유받기도 하며 성조숙증이 흔해진 것이 실감 난다. 성조숙증의 원인으로는 소아비만과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나, 추가로 수면 부족도 언급된다. 멜라토닌 분비는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데, 수면 부족으로 멜라토닌이 결핍된 어린이, 청소년의 경우 성호르몬이 활발해지며 성조숙증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밤늦게까지도 불이 꺼지지 않는 밝은 밤을 보내는 한국의 아이들에게 멜라토닌이 분비될 여유는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가 지는 시간을 기점으로 충분한 수면 시간과 어두운 수면 공간을 만들어 주자.
* Gynecological Endocrinology, Aug 2011; 27(8) 519-523 STUDY OF PUBERTY Evaluation of melatonin on the precocious puberty: a pilot study
한 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은 적이 있는가? ADHD를 겨냥한 책은 아니지만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작가인 요한 하리는 현대의 휴대폰과 인터넷이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으며 집중력 저하의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그 내용 중 오늘의 글을 작성하며 떠올랐던 문장이 있어 가져왔다.
하버드 의대에서 찰스 체이슬러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는 우리 모두가 다시 전처럼 뇌와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잔다면, "우리 경제체제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체제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중력 부족은 로드킬일 뿐이에요. 그저 사업의 대가죠."
최근의 경제성장이 현대인들의 낮은 집중력을 근간으로 한다는 의견이다. 각종 SNS와 숏폼 영상들로 잠 못 드는 사람들과 그 수면 부족이 집중력과 판단력 저하를 일으키고, 물건 구매를 충동질을 하는 사업 구조를 떠올릴 수 있다. <ADHD 2.0>에서도 현대사회의 지나치게 많은 데이터 처리 요구로 반사회적 습관이 발현되어 ADH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임기응변적 주의력 특성(VAST)"응 지닌 현대인들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성인 ADHD가 급증한 것이 단지 ADHD 증상이 대중화되고 검사가 많아져서가 진짜 이유일지 고민해보게 한다.
수면이 오직 집중력 저하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수면이 집중력과 큰 연관이 있음을 전달하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사실 매일 건강한 수면을 하고 있지는 못한다. 스트레스받을 때 가장 먼저 치명타를 입는 부분이 수면이기도 하다. 그래도 최대한 규칙적으로 수면에 들고자 스스로도 노력하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정말 어릴 때부터 수면교육을 시켜오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수면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간략하게 어른과 아이를 대상으로 집중력을 위한 수면 수칙 7가지를 준비했다.
1.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
- 신체의 리듬을 익숙하게 만들어라.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불규칙한 수면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 깊은 수면 시간을 더 크게 줄이고, 인지 기능의 감소도 더 컸다. *
2. 잠자기 1시간 전부터 전자기기(스마트폰, TV 등) 사용을 차단하고, 집안의 조명을 어둡게 하라.
- 블루라이트 차단을 위한 전자기기 설정을 미리 해두면 좋다. 늦어도 8시가 되면 집안의 조명을 어둡게 하자.
3. 잠자리는 소음과 빛으로부터 벗어나 조용하고 어둡게 하라.
- 잠자리에는 휴대폰과 시계를 가져오지 않는다. 자다 깨더라도 시간을 확인하지 말고 자라.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규칙적인 작은 소리는 수면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4. 카페인과 알코올, 니코틴을 피하라.
- 늦은 오후의 카페인은 주의하자. 알코올은 수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수면 후반부에 숙면을 방해한다. 니코틴은 각성제다.
5.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 유산소든 무산소든 좋다. 되도록 매일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고, 길게 할수록 아데노신(수면보조제)이 분비되어 더 좋다. 햇빛을 받으며 야외에서 하는 것도 좋다. 잠들기 1시간 전 고강도 운동은 피하라.
6. 가급적 낮잠을 피하라.
- 낮잠을 자더라도 30분 이상의 낮잠은 추천하지 않는다.
7. 과도한 음식을 피하라.
- 잠들기 전 과식은 숙면을 방해한다.
수면주기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가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면다원검사로 실험을 했다. 평소보다 늦게 자거나 일찍 일어나면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었는데,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감소했다. 불규칙한 수면으로 인지 기능의 감소도 나타났는데, 그 폭도 여성에서 더 컸다. 여성과 남성의 뇌 사용 방법 차이로 인한 차이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 "Front Neuroendocrinol. 2014 Jan; 35(1) ; 111-139 : Sex Differences in Circadian Timing Systems : Implications for disease'
1. 아이의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정하라.
- 아이가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권장 수면시간을 참고*하여 충분한 시간을 수면할 수 있도록 한다. 부모의 일정과 낮잠 시간을 고려하여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충분한 멜라토닌 분비를 위해 되도록 밤 8~9시경에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자.
2. 저녁시간 이후 강한 빛과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라.
- TV,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을 막고, 해가 지는 시점에 맞춰 집안 전체를 어둡게 하자.
3. 자기 전 2시간 전에는 과식을 피하자.
- 깊은 잠을 자고 성장 호르몬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과식을 피하자. 밤새 포도당이 떨어져 저혈당이 올 수 있으니 탄수화물은 소량이라도 섭취하고 잘 수 있도록 하자.
4. 자기 전 부모와의 수면 루틴을 만들고 스스로 자는 법을 가르쳐주자.
- 매일 일정한 루틴을 어릴 때부터 만들어주면 수면습관이 잘 잡힌다. 자세한 수면 루틴 이야기는 이 링크를 참고하시라. 애착인형과 애착이불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수면 독립은 선택사항!
5. 편안한 수면 환경을 만들자.
- 특히 어린 신생아일 때는 적정한 온습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불편해하니 잘 체크하자.(울음으로만 표현하니 캐치하기 어렵다) 잠자리는 항상 어둡게 유지하고 기저귀 갈 때 쓸 작은 불빛의 수면등을 준비하면 좋다.
6. 낮 동안의 적절한 신체 활동은 수면을 돕는다.
-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숙면을 돕기 위해 연령대 별로 필요한 신체 활동을 참고**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7. 아이의 시각에서 잠에 대한 건강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어주자.
- "안 자면 도깨비 나온다!"하고 공포감을 조장하기보다는 "우리 00이 키 크게 해주는 잠 요정이 부끄럼이 많아서 어두워야만 00이 눈에 찾아올 수 있대." 하며 따뜻한 상상력을 가미해 주면 좋겠다. "깜깜한 게 뭐가 무서워?" 하며 아이의 공포감을 무시하지 말고, "00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기억나? 지금처럼 어둡고 따뜻하지 않았어? 잘 쉬기 위해 해님도 불 끄고 쉬러 갔나 봐. 우리 00도 쉬어 볼까?" 하며 어둠이 나쁜 것이 아님을 알려주자. 더 큰 아이라면 가족, 이웃 등 모두가 밤에는 편안하게 쉬는 시간임을 알려주자.
*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미국국립수면재단)
연령대/적정 수면시간(시간)/최저최저수용할 수 있는 수면시간(시간)
신생아 생후 0~3개월 14~17(11~19)
영아기 생후 4~11개월 12~15(10~18)
유아기 1~2세 11~14(9~16)
아동기 3~5세 10~13(8~14)
학령기 6~13세 9~11(7~12)
10대 14~17세 8~10 (7~11)
청년기 18~25세 7~9 (6~11)
성인기 26~64세 7~9 (6~10)
노년기 65세 이상 7~8 (5~9)
** 연령대별 권장 신체적 활동(WHO)
영아기 1세 미만
- 하루에 걸쳐 여러 차례 바닥에서 신체 활동하며 아직 움직이지 못하는 시기에는 하루에 걸쳐 30분 동안 터미타임을 가진다, 하이체어나 유모차 등 1시간 이상 같은 자리에 고정되는 것을 피한다.
유아기 1~2세
- 하루에 걸쳐 최소 180분 이상 다양한 활동을 한다, 중~고강도 신체 활동을 포함하고 야외 활동을 포함한다, 하이체어나 유모차 등 1시간 이상 같은 자리에 고정되는 것을 피한다.
아동기 3~4세
- 하루에 걸쳐 최소 180분 이상 다양한 신체 활동을 하며 이 중 60분 이상 중~고강도 활동을 포함한다, 하이체어나 유모차 등 1시간 이상 같은 자리에 고정되는 것을 피한다.
어린이, 사춘기 5~17세
- 하루 평균 60분 이상의 중~고강도 신체 활동, 일주일 전반에 걸쳐 유산소 운동, 고강도 유산소와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는 운동을 주 3회 이상 한다, 정적인 활동 시간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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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일,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운 자기계발 중독 엄마작가
성인 ADHD여도 육아와 자기계발은 계속된다
작품 제안은 jennifer711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