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육아(2), 친구야 너는 안 해?

Part2. 20대 젊은 엄마 - 결혼하지 않는, 출산하지 않는 친구들

by 미소핀

친구들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와 남편은 말 그대로 육아를 위한 조건이 좋았다.

우선 나름(?) 대기업 직원이라 사택이 제공되어 집 걱정이 없었다.

게다가 육아휴직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였고(남자도!)

육아를 위한 가족 중심 분위기가 꽤나 형성되어 있었다.


남편도 나보다 나이 차이가 조금 있다 보니 모아둔 돈이 꽤 있었고,

나도 대학 졸업 전 빠른 입사로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편이었다.

직장이 친정, 시가와도 가까이 위치했던 것이 다행이었다.

일찍 결혼을 하고 싶은 나의 의견까지 더해 결혼을 미룰 이유가 없어 선택한 결과였다.


그에 비해 친구들, 특히 수도권에 자리 잡은 친구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업이 늦어진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결혼 전에 직장이나 집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보니,

수도권 친구들은 결혼 전 집 문제가 정말로 컸다.


부동산 경기, 정책은 어떤지, 학군 지는 어떤지, 직장과의 거리는 어떤지.

소비자의 입장으로 따져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대부분의 직장과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상이 끝나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부동산 공급을 하고 재개발을 하는 것은 현 문제의 증상만 없앨 뿐이다.


임신은 어떤가? 임신으로 여성의 일자리는 위태롭지 않은가?

아마 대부분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은 약 80%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게다가 휴직이 아니라 그만두는 경우도 많으리라.


임신을 기점으로 여성의 사회생활에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으니

나와 친구들은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대기업을 목표로 해야 했다.

감사하게도 시간이 걸렸을지라도 노력한 만큼 취업을 잘 해내었다.




최근 반갑게도 친구들의 임신 소식들이 들려왔다.

승진으로 충분히 자리를 잡느라 고생한 친구도 있고, 허니문으로 임신에 성공한 친구도 있었다.

이 친구들이 앞선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리를 잡고 나니 30~32세였다.


그럼 출산은 형편이 나은가? 아니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경상남도에 친가가 있다 보니 육아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육아 도움이 꼭 필요하냐 그건 아니지만 없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멍멍이 소리 같지만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으로 하는 소리다.)

과거에는 대가족의 형태로, 이웃사촌의 형태로 숨을 쉴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핵가족의 시대로 기관보육의 형태나 비싼 비용의 시터가 아닌 이상 육아 도움은 받기 어렵다.


요즘 보육 서비스, 아이 돌봄 서비스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데 하시는 어른들도 계신다.

아침, 점심, 저녁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데 그게 육아인가요?

평소에도 긴 근무시간으로 아이 보기 힘든 부모에게

보육기관의 시간 연장이나 아이 돌봄 서비스는 솔직히 육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내가 애 봐줄 테니 너는 나가서 일해라."라는 육아 응원이 응원이고 도움인가?

내 심장 같은 애 떼놓는 것도 서러운데 당장 일하러 나가라고 떠미는 꼴이지.

아직 젖도 못 뗀 아이를,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말을 못 하는 아이를 보육기관에 보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보육기관이 아니라 이웃이나 가족의 일상적인 육아 도움이 있다면 더 버틸 수 있겠으나

그런 도움이 없다면 육아우울증은 곧 확정이다.

육아는 정말 쉽지 않으니까!


그리고 애가 아플 때도 기관에서 아이를 봐주나요? 어린이집 방학은요?

각종 유행병으로 아이가 아프면 가정보육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긴급아이 돌봄 서비스는 우선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았고,

신청하고 배정을 못 받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분이 오실지 모른다.

생후 12개월이면 한창 낯가림이 심할 때인데 아프다고 처음 보는 분이 집에 방문해서 아이를 봐주신다?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고, 누가 올지도 모르는 마당에 부모도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시간당 14,000원 대로 마냥 저렴한 가격도 아니다.

(2025년 7월 16일 기준 영아종일제가 시간당 12,180원 질병감염 아동지원이 시간당 14,610원)

물론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이 있겠지만 맞벌이 가정이라면 어느 정도 소득이 나올 테니...


상황이 이러니 맞벌이하면서 육아/집안일 서비스 비용 드는 것을 고려하면

한 명이 그만두는 것이 낫다는 계산도 생긴다.

아이러니하게도 육아휴직은 정말로 돈을 버는 일이다.

보육 + 집안일 서비스 비용이 어마무시하지만 이걸 한 명이 다 커버하니 말이다.

휴직이 끝나면 다시 냉정한 현실을 맞이한다.


지금 복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이사를 고민 중인데

정말로 쉽지 않음을 느낀다.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가 주변으로 가자니 직장이 멀고,

도움을 포기하자니 정말 육아를 어떻게 할지 아득하다.

이번 이사로 첫째 초등학교 입학까지는 고려하게 되었는데

직장 주변이 모두 공장 지대 또는 외곽이라 인프라가 부족하고

오래 정착할만한 좋은 곳은 너무나도 집값이 비싸다!

:D 환장하겠네.

남편과 나 둘이라면 사막 한가운데라도 상관이 없지만 아이가 있으니 너무 어렵다.


+

결혼이 늦어지며 SNS,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나니 더더욱 출산을 망설이는 건 덤이다!




여기에 사교육까지 더해지면 친구들에게 더 이상 육아를 제안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만

나의 친구들은 강하고 열정적이다.

아이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착착 마치었고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종종 친구들은 물어온다.

"아이가 있으면 정말 행복해?"


게임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답변이 있다.

"게임 확장판(DLC)을 산 느낌이야. 없어도 재밌게 즐기지만 있으면 또 새로운 게임 같고 너무 재밌어!"


DLC값이 너무 비싸다!

그리고 DLC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즐길 시간도 부족하다.

수도권 집중, 생산성 부족 등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운 걸까?

좀 더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육아라는 엄마의 길, 함께 걷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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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일,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운 자기계발 중독 엄마작가
성인 ADHD여도 육아와 자기계발은 계속된다

작품 제안은 jennifer711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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