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파도 엄마만큼 아픈 건 아닌데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괜찮아. 일어나자마자 좀 어지러웠는데, 토했더니 좀 나은 것 같아."
"엄마, 어제부터 좀 이상하다고 했잖아. 그런데 내가 좀 어지러워. 아까는 토도 했고..."
"너 체한 거 같아. 어제도 앉은자리에서 계속 하품하더니."
"엄마, 나 사실은 지금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아. 혹시 괜찮으면, 엄마가 우리 집에 좀 와주면 안 돼?"
"왼쪽을 볼 때 특히 어지럽지 않나요?"
"네. 방금 좀 어지러웠네요."
"원래 검사는 특수안경을 쓰고 받아야 해요. 그러니까 확실한 결과를 알고 싶으면, 대학병원으로 가서 검사받아요. 약을 줄게요."
"그 약은 이석증에 먹는 약인가요?"
"네, 이석증에 먹는 약이에요."
“나 엄마에게 전염됐나 봐.”
“이석증도 전염이 되나?”
“요즘에 어지러운 사람이 많다고 의사가 그러더라. 어디서 보니까 귓밥이 들어가서 이석증이 된다던데?"
"미세먼지가 많아져서 그런가."
“글쎄.”
"너는 누워있으면 괜찮니?"
"한쪽으로 누워있으면 조금 나은 것 같아."
"너는 그래도 양호하네. 나는 누우면 천장이 팽팽 돌아. 너는 약하게 걸렸나 봐."
"응,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