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낭비하고 싶었던 색깔에 대한 이야기
"50색으로 사자!"
"노란색이 없어."
"왜 없어. 여기 있잖아."
"나는 낭비하고 싶었던 것 같아."
"나 고아도 아니고, 넉넉하진 않아도 딱히 먹고 살 걱정은 안 했어. 제때 대학 졸업까지 했으니 아주 흙수저는 아니었던 것 같아. 이제 직장도, 집도 생겼으니 부모님이 날 키웠을 때보다는 형편이 나아진 건가. 그렇다고 해도 해님이를 금수저, 은수저급으로 키우진 못할 것 같아. 그냥 동수저, 스텐 수저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 조금씩만 발전해도 그게 어디야."
택배 두 개가 왔어. 커다란 상자에 돌멩이가 들어 있는 택배랑, 작은 상자에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는 택배. 넌 뭘 가질래? 아줌마도 큰 집에서 돌멩이를 키우는 것보다, 작은 집에서 다이아몬드를 키우는 게 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