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회색숨결 22화

21장. 마지막 숨결

by 진영솔

중앙 방송국 외곽


윤아린과 이안,
그리고 FRACTURE 팀은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민호가 숨죽이며 말했다.

“경찰단 특수부대가 내부 일부 장악 중.
그러나 아직 방송국 메인 송신기는 살아 있어.”


제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폭력이 아니라 숨을 전하러 온 거다.
그걸 기억하자.


윤아린은 가볍게 숨을 들이켰다.

그 숨결은 —
따뜻한 빛을 머금은 듯 퍼지고 있었다.


중앙 방송국 내부


혼란이 극에 달한 도시.


방송국 외벽에는
색의 숨결 지지자들과 억제제 복원 시위대
충돌 중이었다.


한편에선
“감정은 자유다!”
“우린 숨 쉴 권리를 원한다!”


반면엔
“질서를 지켜라!”
“억제제를 돌려달라!”


그 소리들이
엉키고 있었다.


감정경찰단 본부


강도윤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중앙 방송국 침투 확인.
최종 억제 전파 — 3시간 후 발동 가능.”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숨 쉬겠다고?
...그 숨을 내가 끝내줄 것이다.”


방송국 메인 송신실


FRACTURE 팀이
서둘러 송신 장비를 연결하고 있었다.


유진이 숨죽이며 말했다.

“...준비 완료.
송출까지 5분.”


민호는 외부 상황을 확인했다.

“경찰단 특수부대 접근 중!”


제로는 윤아린을 바라보았다.

“...넌 준비됐나?”


윤아린은 이안과 눈을 맞추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전...

숨 쉬겠다고 선택했으니까요.

그리고 사람들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송출 시작


카메라가 켜졌다.

윤아린은 마이크 앞에 섰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여러분.

저는 윤아린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지금 혼란스럽고, 두렵고,

혹은... 화가 나 있을지도 몰라요.


저도 그래요.
저도... 처음에는 두려웠어요.

우울증이 다시 퍼질까봐.

절망이 다시 도시를 덮을까봐.


하지만 알게 됐어요.


숨 쉬는 것도... 감정도...

조율할 수 있다는 걸요.


억제하거나, 폭주하게 두는 게 아니라 --

스스로 감정을 느끼고,

조율하면서 숨쉴 수 있어요.


우린...

각자 숨 쉴 방법을 선택해야 해요.


행복할 때 숨 쉬고,

슬플 때 숨 쉬고,

화가 나도 숨 쉬는 거예요.


그리고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면서요.


저는... 지금 숨쉬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도...

자신만의 숨으로, 자신만의 리듬으로,

숨 쉬기를 바랍니다."


방송국 외부


화면 속 윤아린의 모습이
도시 전역 전광판에 송출되고 있었다.


시민들은 멈춰서서
그 화면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그레이 캡슐을 버렸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누군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조용히 숨을 들이쉬었다.


감정경찰단 본부


“방송 송출 차단 불가!
도시 전역 송출 중!”


강도윤은 이를 악물었다.

“...프로토콜 G 즉시 발동!”


윤아린과 이안


방송 송출을 마친 후,
그들은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윤아린은 작게 웃었다.

“...전... 후회하지 않아요.
선택했으니까요.”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그리고...


우린 계속 숨 쉴 거야. 어떤 세상이 와도.


도시는 지금 —

마지막 숨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색 숨결과 색의 숨결이
도시 전체에 교차하고 있었다.

keyword
이전 21화20장. 숨의 교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