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폐사지 기행

by 김경래

코 베이고 귀때기도 떼이고

가슴 무너지고 다리는 부러진 채

천년을 절름발이 돌로

마침표처럼 굳은

묵언의 부처가 옳은지


때 되면

몸짓도 눈빛도 가벼워져

높새바람에 갈래갈래 날개가 돋아

별별의 형용사 나풀대며

느낌표로 날아가고 흩어지는

티끌의 마른 풀씨가 옳은지


지나는 바람에게 물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