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내 안에 펑펑 우는 아이가 생겼다. 그 아이는 참 많이도 울었다. 제 뜻대로 안돼서 울었고 열심히 해도 안돼서 울었다. 현재 내가 절대 통제하지 못할 많은 양의 일에 압도돼서 울었고 관계가 힘들어서 울었다. 남자들이 불편한데 계속 그 옆에 있는 자리여서 울었고 사람들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울었다. 내가 음식에 집착하는 것 같아 울었고 내 뜻대로 내가 움직여지지 않아 울었다. 그런 나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울었다.
대학교 때는 그 아이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앞으로 달렸다. 일이 끝났을 때는 그 아이만 보이고 다시 그 아이로 돌아갈까봐 불안에 떨며 다른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많은 걸 성취했고 그래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지치고 또 잃는 것도 많아서 힘들었다.
이후에는 대학교 때 마냥 달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안에 울고 있는 아이와 잘 지내는 법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많이 졌던 것 같다. 그 당시에 내가 힘들어했던 일들이 더해졌다. 그래서 다시 내가 그 하염없이 우는 아이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지금은 그 아이의 존재를 안다. 그리고 그것도 안다. 그것도 나라는 것을. 그 모든 게 합쳐진 게 나라는 것을. 그래서 함께 나아가고 싶다. 그 아이가 있기 때문에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도 안다. 못하는 것도 안다. 하지만 노력하는 것도 안다. 어떻게 한다는 건지 당장 얘기하진 못하겠지만 그 방법을 찾고 싶다. 그 아이를 나를 웃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