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에 대한 緣起論的 의견

by 김준식

스피노자의 神에 대한 緣起論的 의견


Prop. XVIII. God is the indwelling and not the transient cause of all things.(신은 모든 것의 내재적 원인이지 초월적 원인은 아니다.)이다. 스피노자 선생께서 말씀하고자 했던 것은 “신 이외에는 어떤 실체도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신의 외부에 자체로 존재하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이다.


Prop. XIX. God, and all the attributes of God, are eternal.(신 또는 신의 모든 속성은 영원하다.) 스피노자 선생에 따르면 “신은 필연적 존재의 실체이며, 신의 정의에서 존재자체가 가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은 영원하다”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신에 의한 모든 속성 또한 영원하다.”


『에티카』1부 Concerning God(신에 대하여) 중 정리(Propositions) 18~24 (에티카 개정판, , 강영계 옮김, 서광사, 2018. 48쪽~54쪽)


정리 18, 나는 이 원인(cause)에 대한 스피노자 선생의 생각에 대하여 연기緣起라는 논리로 스피노자 선생의 말씀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연기란 모든 현상은 무수한 원인(因:hetu)과 조건(緣:pratyaya)이 연결되어 성립되므로, 독립적이거나 자기 원인(cause)에 의한 존재는 있을 수 없고, 모든 것은 독립적인 조건과 원인에 의하여 생성되므로 원인이 없으면 독립적인 결과(果:phala)도 없다.


먼저 신의 내부와 신의 외부를 구분한 스피노자 선생의 목적은 자명하다. 신의 외부는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은 신의 절대성과 완전성, 그리고 신의 무흠결성無欠缺性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연기론적 생각은 다르다. 비록 신(스피노자 선생에 의하면 완벽하고 자기 존재로 일컬어지는)이라 할지라도 원인이나 조건이 없으면 어떠한 결과도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비록 ‘신’이라 할지라도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 원인이나 조건은 동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 조차도 반드시 원인이나 조건(이것은 필연적으로 신 외부 요인일 수밖에 없다.)에 의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조건과 원인을 묶어 인연이라 한다. 여기서 因은 '직접적인 원인'을 가리키고 緣은 상대적으로 '간접적인 원인'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연기(인연이 생기는 것)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현상이 일어 남'을 말한다. 이 논리에 기초하여 연생연멸緣生緣滅에 이르게 된다. 즉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나 인연에 의해 생겨났다가 인연에 의해 반드시 소멸한다는 것이다.(cause에 대한 다른 해석) 諸法(제법 – 깨달음)은 본래 나고 멸함이 없지만(不生不滅), 이것 또한 전체적으로 연기의 법칙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모든 것은 고정불변하지 않기 때문에 영원한 실체는 없다. 그것이 비록 ‘신’이라 할지라도.


모든 현상은 인연에 따라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고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는 데 불과할 뿐, 그 결과 어떤 존재나 실체도 생겨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고정된 실체가 있어야 그것으로부터 또 다른 실체가 생겨나는데, 고정된 실체가 없다면 생길 것도 없다. 모든 현상은 인연에 따라 일시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데 불과할 뿐이니 어떠한 존재가 생겨날 수가 없다. 곧 無生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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