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탄’(驚歎 놀라서 탄복하는 것 – Wonder, 라틴어 Admiratio) ‘경멸’(輕蔑- 깔보아 업신여김. – Comtempt, 라틴어 Contemptus)에 대하여
『에티카』를 읽다 보면 가끔 스피노자의 의견은 현대의 그 단어 개념에 비해 매우 뜬금없거나 심지어 뜨악한 경우까지 가끔 있다. ‘경탄’과 ‘경멸’에 대한 스피노자의 분석이 그러하다.
Part III. On the Origin and Nature of the Emotions. (제3 부 - 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중 마지막 부분에 스피노자의 배려(?)에 따른 감정의 정의 중 ‘경탄’과 ‘경멸’에 대한 정의도 그러한 정의의 한 예例에 속한다.
먼저 경탄이다.
IV. Wonder is the conception (imaginatio) of anything, wherein the mind comes to a stand, because the particular concept in question has no connection with other concepts.
4. 경탄은 어떤 사물에 관한 표상(상상력)으로서, 이 특수한 표상은 다른 표상과 아무런 연결도 갖지 않기 때문에 정신은 그 표상 안에 확고하게 머문다.
그리고 해명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경탄’은 정서로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정서로 간주되려면 사물의 고찰에 의하여 정신으로 하여금 다른 것을 사유하게 하여야 하는데 ‘경탄’은 그 사유의 원인이나 과정이 결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그저 잠시 놀라는 일을 정서로 보기에 곤란하다는 말이다.
V. Contempt is the conception of anything which touches the mind so little, that its presence leads the mind to imagine those qualities which are not in it rather than such as are in it.
5. ‘경멸’이란 정신이 어떤 사물의 현존에 의하여 그 사물 자체 안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그 사물 자체 안에 없는 것을 표상하게끔 움직여질 정도로 정신을 거의 동요시키지 못하는 어떤 사물의 표상이다.
‘경멸’ 역시 정서의 범위에서 제외하는데 그 이유는 ‘경탄’과 같은 이유다.
X. Devotion is love towards one whom we admire.
10. 헌신이란 우리가 경탄하는 대상을 향한 사랑이다.
이 말은 아마도 『에티카』에서 드물게 구체적 설명이 필요 없어 보이는 글이다. 다만 ‘경탄’이 정서의 범주에 들지 않으므로 ‘헌신’ 역시 정서적 활동의 결과가 아니라 단순한 감각의 변화로써만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