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의 쓸모
가방은 물품을 넣어 보관하거나 휴대하는 용도로 만들어진다.
가방에는 등산용 배낭, 노트북가방, 책가방, 핸드백 등 사용하는 사람의 용도, 환경에 따라 수천, 수백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에코백이라는 이름의 가방'이 대중화 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부터다. 지구의 자원을 아끼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라이프와 친환경 디자인이 우리 생활을 바꿔 나가는 중요 키워드가 됨에 따라 환경에 대한 고민과 디자인 개념이 결합된 ‘에코 디자인’이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들도 친환경에 대한 관심사를 반영하여 주로 기념품이나 사은품에 에코백을 주기 시작했다. 에코백은 회사를 홍보하는 수단으로도 훌룡하다. 회사로고나 행사 로고를 프린트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고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이므로 가방을 받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자신들의 로고가 있는 가방을 들고 여기저기 다니게 되니 움직이는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한다.
캠브리지 사전에 따르면 에코백의 정의를 '브랜드네임'이라고 시작한다. 누군가가 가방을 만들었는데 그 가방회사의 이름을 '에코백'이라고 붙이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ECOBAGS라는 이름의 회사는 1989년도에 1회용 쇼핑백을 줄이자는 명목 하에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가방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이 바로 'ECOBAGS'이다.
에코백은 비닐봉투 대용품인가?
21세기 초반, 대형 할인점에서 비닐봉투 무상제공 금지가 법으로 만들어지면서 에코백은 필연적으로 대유행이 된다. 주로 면(Cotton)이나 린넨, 황마 같은 천연소재로 만들어 졌다. 주로 시장을 가거나 쇼핑하러 갈때 쓰는 보조가방의 의미로 시작했다. 2007년, 디자이너 '안야 힌두마치(Anya Hindmarch)'가 환경 단체와 손잡고 ‘나는 비닐백이 아니다(I’m not a plastic bag)’라고 새겨진 가방을 선보였으며 세계적인 셀럽들이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에 세계적인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환경운동이자 트렌드가 되어버린 에코백은 친환경적인 가방을 뜻하는 ‘에코(ECO)’가 아닌 ‘에코백’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패션 트렌드가 되어 버리면서 역설적이게도 환경오염의 아이템이 되어 가고 있다. 너무도 많은 에코백들이 만들어지고 버려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분별한 사용을 자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백의 대안이 에코백이 되어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매년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Plastic Bag Free Day' 이다.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해 만들어진 날로 매년 미국, 프랑스 등 시민단체가 동참해 캠페인을 벌인다고 한다.
당신은 에코백을 몇개나 가지고 있나요?
당신의 에코백은 어디에 있나요?
내가 가장 잘 이용하는 에코백은 두개이다. 용도에 따라 다른 사이즈를 사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에코백은 세컨백(보조가방)을 말한다. 메인 가방안에 휴대하거나 짐이 많은 날 두번째 가방으로 사용하는 걸 말한다. 나는 프로 봇짐러였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여기저기 짐을 많이 싸서 다녀야 했다. 요즘은 끌고 다니는 가방(여행용 캐리어나 바퀴달린 박스)도 많이 쓰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어깨에 둘러메는 천가방이 좋다. 물론 내 어깨는 고질적인 통증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에코백은 이새(의류 브랜드)에서 쇼핑백대신 주었던 얇은 광목 가방이다. 얇아서 평소 외출할 때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다. 이미 십오년도 넘게 이용해 온 터라 많이 낡은 상태이다. 모서리 부분이 헤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런 얇은 광목천가방은 두꺼운 면가방보다 세탁이 쉽다.
이 가방의 최대 장점은 가볍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방 밑둥 모서리부분이 입체적이지 않은 사각형이다. 돌돌말아 가방에 넣고 다니기 좋다. 쇼핑을 위한 외출이거나 혼자만의 외출일때도 항상 가지고 다닌다. 언제 필요 할지 모르니까. 얇은 광목가방이라 가끔은 헹주처럼 쓰기도 했다. 손수건도 항상 가지고 다니는 편이지만 손수건이 없는 경우, 응급상황(음식물을 흘리거나 손을 씻고 말려야 할때 등)에는 이 가방으로 닦아내는데 쓰기도 했다. 그래서 좀 얼룩이 있어 염색을 했더니 앞으로도 몇년은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에코백은 명동 A멀티숍의 빅백인데 짐이 많은 동대문 시장이나 작업현장에 갈 때 주로 애용한다. 크지만 가볍고 가방에 접어 넣을 수 있을 만큼 얇다. 혼방이고 색과 패턴이 있는 원단이라 오염과 구김이 덜하다. 가방 밑둥 모서리부분이 재봉이 되어 있어 입체적이고 짐을 많이 넣기 좋다. 이 에코백도 십오년 넘게 쓰고 있다. 주로 동대문 시장에 재료를 사러가거나 강의 준비물이 많을때 챙기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다들 집에 안 쓰는 에코백이 2~3개 이상 있을 것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또는 잘 사용했던 에코백이 우리집에도 5개 정도 있다. 하지만 구입한 것은 하나도 없다. 행사나 회사의 사은품이나 기념품으로 받아 온 것들이다. 에코백이 굿즈로 보면 제작단가 대비 진짜 가성비 아이템인 건 사실이다. 그래서 한때 '뿌려진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 였다. 그렇게 무료인양 뿌려지는 에코백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 언젠가 쓰겠지 하며 일단 받아 둔 것들이다.
온갖 행사나 이벤트의 사은품으로 에코백만 한 게 없었다. 하지만 근래엔 에코라는 말이 무색하게 오히려 환경오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텀블러도 마찬가지였지만 자기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정해 놓은 만큼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