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르 Jan 15. 2020

공허, 진흙탕, 무감각

1월이 반이 지났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빨리 감을 수 있지? 더 빨리, 더 빨리?

시간은 가지말라고 붙잡아도 어쨌든간 가는데, 나는 항상 어떻게하면 시간을 빨리 흘려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왜냐면 일분 일초가 나에게는 너무 힘겹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방황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어떻게보면 무기력에서 나온것이다. 무엇을 해도 나는 안될것 같으니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마음속의 무게감을 가중시키고, 그 부담스러움이 씨앗이 되어 점점 자란다.

남아 도는 시간이 공허해지고, 사람들과도 점점 멀어진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나는 점점 더 깊은 외로움 속으로 빠져만 들어간다. 외로움과 공허함이라는 진흙탕이 있고, 그 위에 내가 서있다. 한쪽으로 기울면 외롭고, 한쪽으로 기울면 허무하다.

의미가 없는 나날들이 어떻게든 흘러가고, 나는 더 이상 느낄 것이 없어진다. 느끼는 것이 점점 없어지니 감각도 둔해지고, 해야하는 것들만 간신히 해내면서, 내가 왜 숨을 쉬어야하는지 모르겠는 백지장같이 하얀 모래밭위에서 나는 오늘의 나를 죽였다.

이전 09화 껍데기, 실체가 없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