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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르 Feb 17. 2020

아침이 무서운가요

요즈음은 계속 내 머릿속이 비상이다. 머릿속이 진득하게 멍하니 둔해진 느낌을 받는다. 약 덕분인지 때문인지 매일이 아무런 감흥이 없다. 감정의 기복을 줄여주는 건 좋은데,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태. 하면 하고, 못하면 못하고, 노력하면 또 할 수 있고, 노력을 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하지 못한다. 물론 약을 안먹을 수도 있지만, 이건 내 맘대로 할수 없어서 내일 병원에 가서 물어봐야겠다.

약을 갑자기 먹지 않으면 또 어떤 증상이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니 서서히 줄여야 할 것 같다.


주말 동안에는 어머님이 아이를 봐주신 덕분에 내 사업 미팅도하고(큰 돈이 나갔던), 남편과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많이했다. 토요일에는 날씨가 오전에는 반짝 밝다가 오후에는 어둑어둑해졌는데, 그 사이에 행궁 산책도 했다. 이야기를 하니 혼자서 끙끙앓던 여러가지 고민들이나 고구마 백개 먹은 것 같았던 생각들이 풀리는 느낌도 받았다. 역시 나는 바깥에 있어야 되는 사람인것 같다. 그래야 머리도 돌고 마음도 돌고 신체도 돈다.


갑자기 뜬금 없지만 내가 요즘 열심히 읽는 책 중에 하나가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행복한 삶에서는 자부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 자부심은 나 자신을 책임질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람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한쪽만 가지고 있지 않다. 어떠한 점을 조금 더 많이 내 안에서 읽어내느냐의 문제라고도 생각하는데, 나는 요즘 부정적인 기운을 더 많이 읽은 것 같다. 같은 문제를 밝은 면과 어두운면을 같이 보아야 하는데, 나는 어두운 면만 보는게 어느 순간 고착화되었다고 할까.


우울한 느낌은 아침에 주로 제일 심하다고 한다. 하루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말을 처음엔 공감을 못했는데 어느순간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침에 눈뜨는게 무서운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은 면도 같이 보기로 마음먹기로 했듯이, 오늘의 감사하는 마음을 발견하는 것으로 감정 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


아침에 아이 병원에 갔을때 진료 대기 없이 진료를 받고 빨리 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출근길에 앉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아서 회사에 무사히 올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 자체가 선물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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