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른 살이 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이정연, 와우라이프, 202
나는 타인이 나로 인해 웃을 때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다.(12쪽)
은희경 선생님의 소설을 읽고 있었다. 창문은 열리지 않았고, 설령 열리더라도 나는 뛰어내릴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용기 있는 인간이 되지 못하니까. 책의 결말에도 도달해야 하고, 주말에 무한도전도 보아야 한다. 그래서 웃기로 했다. (33쪽)
나는 보이는 그대로의 사람이기도 하고, 결코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당신도 그런 사람일지 모른다. 우리는 평생 스스로에 대해 완전하게 알 수 없을 것이고, 타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19쪽)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하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를 소개받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호기심들이 결국 우리 삶을 다채롭게 물들일 것이고, 삶은 조금 더 재미있어질지도 모른다. (19쪽)
버티고 또 버텼다. 잘 살아왔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그 누가 묻던 지간에 잘 버텨왔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버티는 일이 때로는 생에 가장 능동적인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시간 속에서 알았다. (71쪽)
아플수록 더 아파 보이지 않는 나는 계속 더 삶 속으로 파고들어서 남과 같이 살고 싶습니다. (109쪽)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누군가를 내 인생에 들여놓을 생각 따위 하지 말아야지. 내게 호의를 보이는 사람에게 속지 말아야지. 아마, 앞으로도 내 인생에 영원히 사랑은 없을 테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므로 괜찮다. (171쪽)
그래, 세상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내가 친절한 세상을 믿지 않았을 뿐. 앞으로 조금 덜 방어적으로 살아간다면. 친절한 세상을 믿어본다면 어떨까?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혼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121쪽)
나는 아프다. 죽지 않는 한, 영원히 이 병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나를 책임지며 살고 있고,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 아니, 그에게 상처받기 이전보다 나를 더욱 사랑한다. (170쪽)
어쩌면 인생도 이런 건지 모르겠다.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이 처져 있었는데, 바로 다음 순간에 최고의 일이 찾아올 수도 있는 거지! 그러니까 최악의 상황을 만났다고 해서 마냥 실망하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저 평온한 마음으로 감내하고 버티면 이렇게 다음 순간 맛있는 밥을 먹을 수도 있는 거야! 203쪽
나는 대체로, 맛있는 걸 아껴두었다가 마지막에 먹는다. 그래서 어쩌면 내 인생도, 맛있는 것들은 조금 더 나중에 잔뜩 남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늘 생각한다. 204쪽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알면 그렇게 무소의 뿔처럼 빠르게 나아간다. 이미 수십 번 오른 시술대인걸. (중략) 씩씩하다는 말을 정연스럽다로 대체해도 될 정도가 아닌가. 13, 15쪽
씩씩하다는 말을 정연스럽다로 대체해도 될 정도가 아닌가!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