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작은 방

1부 : 작가살이 - 하루살이의 어떤 하루

by 칠일공




‘자취방’이라 불렸던 나의 공간.


집이라기보다 그저 작은방이었다. 그 방에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다. 침대, 책상, 세탁기, 냉장고, TV, 화장실. 책상 위에 컴퓨터를 놓고, 냉장고 위에 전자레인지도 놓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모든 것이 한눈에 보이는 작은방은 나의 집이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바로 침대까지 갈 수 있고, 누워 있다가 화장실을 가는 것도 침대에서 일어나 한 발자국만 가면 된다. 본가에서 나의 방은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나의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고 작은 방조 차 꽤나 마음에 들었다. 나의 취향대로 가꾸어진 나만의 작은방.



그러나 약간의 문제는 있었다. 생각보다 그 방을 자주 바꾸어 줘야했던 것. 이것은 생각보다 큰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월세는 1년, 전세는 2년 계약이 원칙으로, 전세의 경우 동일한 집을 2년 더 재연장 할 수가 있다. 나의 거주 상태는 월세라 계약 기간이 짧았기에 지금 사는 집의 재계약에 실패하면 이사를 가야 했다. 흔히 ‘집주인 복’이라 불리는 그 복이 아쉽게도 나에게는 없었다. 늘 어떤 이유로든 계약이 불발되어 집을 떠나게 되었다. 이렇게 이사를 자주 다니게 되면서 얻은 노하우도 생겼다. 최대한 짐을 늘리지 않는 것.




언제라도 바로 떠날 수 있는 상태에서 최소한의 살림으로만 지낼 것.



반강제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 결국 나만의 작은 방이라 생각했던 공간은 누군가의 방도 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살아본 곳이 다양한 것은 그다지 자랑은 아니었다. 한곳에서 오래 산 적이 없었기에 동네 친구조차 없었다. 그러나 자취생에게는 이렇게 특별한 경험이 풍부한 것 또한 독립심을 키워주는 하나의 장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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