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작가살이 - 하루살이의 어떤 하루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간.
나의 새벽은 지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아직 잠들지 않고 깨어있는 시간이다. 하루의 시작이 아닌 하루의 끝. 마치 오늘만 살 것처럼. 내일은 없을 것처럼.
그러나 오늘만 살지 않기에 짧게나마 눈을 붙여본다. 몇 시간 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고, 모자란 잠을 청해본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를 누구보다 길게 보내는 중이다.
진로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림이라는 재능을 믿어 미대에 진학했고, 대학 졸업 후 서울로 상경했다. 마치 정해진 길이 있는 것처럼 디자이너로 취업했다. 이것은 나에게 당연했고 매우 자연스러웠다. 학생 때부터 시작한 자취 생활 덕분에 갑작스러운 홀로서기의 느낌은 없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부터는 내가 이 모든 비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 하나였다.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직장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에 발을 딛는 순간 처음 든 생각은 ‘고생길이 열렸네’였다. 한편으론 미래를 내다본 듯 예측 가능한 현실 속에서 약간의 설렘과 희망도 엿보았던 것 같다.
그렇게 20대 중반,
대도시 서울로의 상경은 나의 인생 1 막의 시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