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책파>_책 쓰고 책 파는 이야기
출간기획서의 틀은 검색해 보면 많이 나온다.
나는 '잔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기획서 샘플을 받았다.
여기서 질문, 잔가지 프로젝트란?
큰 나무에서 우거진 그늘을 만들기 위해 잔가지가 돋아나듯이,
출간경험을 한 작가들의 그늘 아래 잔가지를 양성해 주는 '작가 재능기부' 프로젝트다.
'라라크루'라는 브런치 작가모임을 통해 신청했고, 라라크루 멤버만 신청가능하다.
만약 구미가 당긴다면? 다음 라라크루 신청모집공고를 브런치에서 발견하면 된다!
현재 나는 3기째 참여하고 있어 약 1년 이상 함께하는 모임이다.
다정한 작가님들이 많으니, 걱정 말고 다음 기수에 도전해 보길!
자, 본론이다.
기획서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가?
01. 책제목(가안) 및 부제
내가 처음 원고를 작성할 때 생각한 제목은 <85년생 빽 없는 워킹맘>이었다.
현재 출간된 책의 제목은 <빽 없는 워킹맘의 육아 x직장 생존비책>이다.
* 책제목을 선정할 때 나는 지인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었다.(연합뉴스에 재직 중인 제목 뽑기의 달인) 아래는 지인(언니)과의 대화다.
나 : 언니, 책소개 제목 3개 정도 추려보려는데 의견 부탁해요~
언니 : 1,3번이 너의 글 아이덴티티와 젤 가까운 거 같아. 육아제도 관련 한데 모아보기 등 뉘앙스가 확 드러나는 게 좋듯. 그래야 차별화되고 저런 책이 없었던 거 같은데 '야마' 잘 잡았네.
결국 내 책은 책 제목부터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달라"를 풍겨내야 한다는 게 요지다.
특히 나는 책제목 이벤트를 해봤는데, '감성(F)'으로 갈 거냐 '직관(T)'으로 갈 거냐로 의견이 갈렸다.
예를 들어 '포기 대신 다짐을 안고 출근합니다'와 '빽 없는 워킹맘의 육아 X직장 생존비책'이 약 4:6 정도로 표가 갈렸는데 결국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건 책 홍보하기 편에 다시 한번 등장 예정)
감성적인 제목이 너무 많기도 하고, 나의 주타깃층(일하는 엄마들)은 시간도 없고 뇌용량의 여유도 없을 확률 99.999%이므로 제목부터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와야 한다는 판단.
Tips.
나중에 나도 시도해 본 건데, 책제목 이벤트를 할 때 후보를 몇 가지 추려보는 과정에서, 굳어있는 나의 뇌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인찬스를 써도 좋지만, AI를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다.
책의 내용과 기획의도를 알려주고 제목을 뽑아달라고 요청하면 예시를 순식간에 만들어준다.
물론 이중 선택은 작가의 몫이고, 문맥이나 문법 등을 수정하여 고치는 건 필수!
02. 기획의도
그러니까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책 읽는 사람은 없는데,
쏟아져 나오는 책중 읽지 않는 독자들 틈에 네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야만 하는 이유를 갖고 있느냐?
를 묻는 대목이다.
그러니까 너는 왜 이 책을 썼느냐?
갑자기 이 대목에서 막힌다.
원고도 썼고, 출간하겠다며 출사표도 던졌는데, 막상 기획의도를 쓰려니까 눈앞이 하얘진다.
물론 한글문서 파일이 하얀 탓도 있겠지만...
내 마음은 진짠데, 진심인데, '나 진짜예요! 진심이라니까요!'를 편집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것은 마치 사랑고백, 또는 전쟁터에 나가기 위한 깃발과 같다.
"사랑과 전쟁에서는 처음 마음이 가장 순수하다"는 격언을 떠올리자.
내가 처음 첫 원고,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할 때의 나의 첫 마음에 물어보자.
나의 첫 마음은, 반발심이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에 대한 반발심.
나, 인간이야. 나 엄마지만, 인간이야.
나, 신 아니라니깐!!!
거기에 저항하기 위해 글을 썼다.
내가 신이 아닌데, 내가 몸이 두 개가 아닌데, 내가 마음도 여러 개가 아닌데,
왜 나에게 엄마이자 아내이자
안 과장의 역할을 다 하라고 하느냐?
나는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다 해낼 수 없다.
해야 한다면, 다 합쳐서 1인분 하겠다.
그러니까 엄마 1/3, 아내 1/3, 안 과장 1/3. 그렇게 해서 합이 1이 되게 하면 된다.
이런 반항과 다짐의 발로가 기획의도였다.
03. 주요 독자(타기팅)
내 책을 읽을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을 그들도 관심 있어할 것이므로.
특히 나의 경우 '직장인'과 '엄마'라는 정체성이 확실했으므로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잡았고,
'저출산시대' 및 '일과 가정의 양립과 균형'이 시대적 트렌드였으므로 정책 관계자들까지 타깃으로 잡았다.
주요 독자가 중요한 이유는,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 때문이다.
그들(주요 독자층)이 책을 읽을까?
읽는다면 어떤 책을 좋아할까?
그들은 보통 어디를 자주 갈까?
그곳에 책을 둘 장소가 있을까?
그들은 책을 갖고 다닐까?
그들은 책을 언제 읽을까?
그들은 책을 어디서 읽을까?
독자에게 읽히지 않는 책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기에, 저자의 저작활동은 독자에 대한 고민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내 독자는 워킹맘(임신기 직장인 포함)이기에
가방에 넣을 수 있는 너무 두껍지 않은 두께,
너무 튀지 않고 부담 없이 들만한 컬러,
'엄마'이자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지
대부분 자투리 시간 읽을 것이므로 짧은 문장 등을
고려했다.
04. 경쟁도서 및 시장성 분석
- 경쟁도서시장 : 내 주제와 관련된 책의 교보문고 사이트 기준 최근 2년 내 책이 몇 권이나 있는지, 판매량은 어떤지, 어떤 주제들을 다루는지?
(교보문고 사이트 판매량 순서, 최신순서의 책들을 1~15위까지 나열)
- 출간도서 사례분석 : 내 책과 가장 유사한 주제의 책 중 판매량이 가장 높은 도서를 분석, 해당 책의 장단점, 내 책의 차별점을 도출
- 시장성 : 주타깃층의 증가현황(통계자료), 시대적 흐름(뉴스), 연구논문이나 연구원보고서 등을 통해 시사점 도출
예 1: 아이를 1명도 낳지 않지만, 1명이라도 낳은 기혼 여성의 절반 이상은 워킹맘.(통계청)
예 2: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발간한 보고서 중 ‘육아기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에 대한 기업의 인식 분석’에 따르면~ (생략) 육아정책연구소의 2022년 ‘평등한 돌봄권 보장을 위한 자녀 돌봄 시간정책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생략)
05. 저자소개(주요 경력 및 저서)
06. 마케팅 홍보방안
07. 프롤로그
08. 목차
...
는 다음 편에 계속.
그래서 머리 터지는 고민 속에 결과가 무엇이냐?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계속됩니다.
내가 넘은 언덕이 내가 기댈 언덕이 된다
(빽 없는 워킹맘의 육아 ×직장 생존비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716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