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나요?
지난 9월 26일, 브런치북 제17화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북콘서트를 제안드립니다"
https://brunch.co.kr/@drishiti/375
올해 제 버킷리스트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배우 차인표 님의 인터뷰를 보고,
저도 ‘쓰다, 하다, 읽다’라는 세 가지 행동을 정했습니다.
첫째, 쓰다.
– 작년에 계약한 책을 마무리하고, 퇴고하기.
둘째, 하다.
– 강연을 하다. (세바시, TED, 북토크 등)
셋째, 읽다.
– 평소 잘 안 읽는 책 읽기. (경제서, 비현실주의 책 등 월 1권)
결과적으로 첫 번째 목표는 초과 달성,
세 번째 목표는 띄엄띄엄 진행 중입니다.
(소설 독서는 아직도 전무... 사람은 쉽게 안 바뀌네요.)
두 번째 목표는 사실 첫 번째의 연장선이라 생각했습니다.
‘책을 썼으니, 언젠가 자연스럽게 무대가 오겠지’ 하고요.
하지만 역시,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믿져야 본전이다 싶어 직접 움직였습니다.
A4 한 장 짜리 북토크 제안서를 써서, 제가 사는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그 게시판 이름은 ‘사서에게 물어보세요’와 ‘질문있어요’.
딱 봐도 제안서 올릴 자리는 아니었죠. 그래도 그게 제가 가진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그리고 10월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작가님이시죠? 호매실도서관입니다.
보내주신 제안서 잘 받았습니다.”
그날 저는 전화기를 신주단지처럼 두 손으로 받쳐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내돈내산’처럼 ‘내구내한’(내가 구하고, 내가 하는)이지만요.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하자, 어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에 홍보가 올라왔습니다.
이제 걱정이 시작됩니다.
과연 누가 올까요?
설사 단 한 명이라도 괜찮겠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천천히, 천천히 소화해보려 합니다.
이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11월 19일 수요일 오전 10시, 수원 호매실도서관.
생애 첫 북토크의 날입니다.
사실 지금 아이의 수족구로 이번 주 내내 가정보육 중입니다. 다행히 아이는 완치판정을 받았고 이제 제 몸살이 시작되는 중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의 탈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올해가 끝나기 전, 여러분도 꼭 마음의 탈출구 하나 파두시길 바랍니다.
숨이 막힐 땐, 그 통로로 잠시 다녀올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