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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어른도 똑같아요

by 카르멘

아는 만큼 보인다

보이는 만큼 이해한다

이해하는 만큼 더 사랑한다.


내가 아이와 함께 한 3년 동안 느낀 점.


처음엔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는 생명체가 너무 생소해서 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조금 지나자 아이의 눈빛. 몸짓 등으로 아이의 마음을 가늠했다.

아이가 돌이 지나고, 나도 돌끝맘(돌을 끝낸 엄마)이 되고나니

'아 애가 크느라고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다.

두돌이 지나고, "엄마 사랑해"를 직접 들으니 나는 아이를 더 사랑하게 됐다.


내가 내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육아도서를 읽으면서 참 신기하다고 느끼는건,

아이들을 위한 ‘훈육’과 ‘대화’의 방법이 어른들을 위한 방법과 다르지 않다는 점.


보자.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말이 통하지 않고 특히 나와 성장배경이 다르다면 '왜?' 하고 의아할 것이다.

조금 시간을 두고 겪으면 눈치코치로 그사람을 어렴풋 짐작하게 되고

사계절 정도를 지나면 그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의 이유나 배경도 어느정도 알게 된다.

비로소 속마음을 터놓고 말하는 사이가 되면 그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의 훈육의 방법이 어른들 세계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옳고 그른건 구구절절 할 필요없이 단호해야 한다는 것,

화를 내는 방법은 즉각적 효과만 있지 지속적 효과는 없다는 것,

내 입장에서 당연한게 상대방 입장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등등.


아이를 키우는 건, 사실 '나'를 키우는 일이고

아이를 이해하는 건, 사실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


아이심리백과를 꺼내들며,

부제 어른심리백과로도 이해해 보시길.



신의진 교수의 “아이심리백과 3~4세편”


01. 아이가 황소고집이에요


고집은 자아 개념이 생겼다는 신호


이 시기는 주장을 표현할 줄 알지만, 사고력과 분별력은 떨어짐

아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님

뇌발달, 인지/정서적 성숙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만 합리적인 주장 가능


아이가 고집 부릴 때 부모 시각에서 판단 할 게 아니라

고집부리는 자체에 신경을 곤두세울 게 아니라

그 행동의 숨은 동기를 찾기 위해 노력해라


이런 과정이 있지 않으면, 자기주장을 제대로 피지 못하는 어른이 된다


결국, 아이 고집이 아이 자신이나 남에게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부정적인 고집에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긍정적인 고집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어릴 때 아기가 제대로 주장을 펼칠 수 없으면 더 성장한 후에 억눌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문제가 될 수 있다


02. 텔레비전, 휴대폰 못 보면 난리나요


질문하는 부모도 안다.

보면 안 좋은 거.

‘어느 정도의 타협’을 물어보러 온 거라면..


아이 혼자 텔레비전 앞에 두는 것은 금물.

아이를 바보로 만들 계획이 아니라면.

텔레비전을 보는 것 자체가 아이의 언어나 지적 능력 발달을 방해하므로.

(교육용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프로그램일 뿐)


스마트폰은 더 위험.

언어발달이 느린 유아들의 95%가 생후 24개월 이전에 디지털 기기 첫 경험,

그중 63%가 하루 두 시간 이상 디지털 기기 사용 경험.

스마트폰을 계속 보면 언어발달 지연, 신체활동 줄고,

친구들과 놀지 않게 되는 등의 부작용 우려


*영유아 스마트기기 과의존 예방법

1. 24개월 미만 영아 스마트기기 사용 안하기

2. 25개월 이상 유아 1회 30분 이하, 하루 최대 1시간

3. 종료 전 아이에게 미리 알리고 스스로 끄게 하기

4. 야외활동 등 놀이시간 늘리기

5. 연령 발달 수준에 맞는 콘텐츠 보여주기

6. 부모도 함께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 조절하기


03. 한글학습, 언제부터 시켜야 할까요?


6세 이전 학습은 부모의 취미생활.

3~6세는 가장 창의적인 시기.


아이의 뇌를 건물로 비유하자면

1층, 2층, 3층 순서대로 '뇌'라는 건물에 불이 들어오는데

6세 이전까진 1층만 불이 켜진 상태임에도 학습을 시키는건 부모가 불꺼진 3층에서 놀라고 시키는 것.

그럼 결국 1층에서도 3층에서도 뇌 발달이 안 이뤄짐.


게다가 창의성은 이 시기가 아니면 다시 발현될 가능성이 낮음.

그 폐해는 20살 넘어 본격적으로 나타남.

어릴 때의 과도한 학습은 창의적 사고를 막는 주범.


불안하다면 학교 들어가기 1년 전에 해도 안 늦는다.


04. 친구와 잘 놀기


집에서 잘 노는 아이가 친구와도 잘 논다.

우선적으로 볼 건, 엄마와 아이의 관계.

엄마와 잘 노는 아이는 집 밖에서도 잘 어울려 논다.

엄마를 통해 세상이 재밌고 살 만한 곳이라는 걸 깨닫기 때문.


05. 부모의 권위


항상 권위적이어서는 권위가 서지 않는다.

평상시에 한없이 사랑을 주다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의 단호한 모습을 볼 때

권위를 느낀다.


06. 혼내기


혼을 내는 목적을 생각

세상에 살아가는 규칙을 가르쳐준다는 게 목적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미리 아이와 약속.

절대 사람이 많은 곳에선 혼내지 말기.


한 심리학 연구 결과.

“상자 안에 있는 것을 만지면 안 된다” 고 한 그룹과

“상자 안에 있는 것을 만지면 혼나다” 고 한 그룹을 비교.


처음엔 상자 안에 있는 것을 만진 아이는 두 부류 모두 30%로 비슷했다가

3개월 후

엄포를 놓은 아이 중 70%는 다시 만진 반면,

부드럽게 이야기한 부류의 아이들은 전과 마찬가지로 30%만 만짐.


무서운 말로 혼내는 건, 당시에는 효과가 있어도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셈.


그 행동을 ‘왜 하면 안 되는지’ 알려줄 것.


그리고, 중요한 말하기 방법.


‘i message’ 활용할 것


“네가 그렇게 하니까 엄마가 슬퍼”(×)

“여기에 올라가면, 넘어질 수 있고 다치면 엄마가 마음이 아파”(0)




구구절절 너무나 맞는 말, 와닿는 말이다.


“너는 왜그래?”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때?” 라고 묻는게 비난과 질책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매번 권위를 내세우는 권위주의자 리더보다는

정말 필요할 때 권위를 보여주고 해결해주는 리더를 따르게 된다.


집에서 아내와, 남편과 잘 지내는 사람이

회사 사람들과도 잘 지낼 확률이 높은게 당연하며

자녀를 낳아서 길러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이해의 폭이 다른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모든 배움은 때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사원일 때 배우는 것,

대리일 때 배우는 것,

과장일 때 배우는 것,

팀장이 될 때 배우는 것이 다르듯.


내가 필요할 때의 그 배움이 진짜 내꺼가 된다.


또한 고집 없는 사람 없다.

오히려 고집 없는 성인은 줏대가 없는 것과 같다.

다만 소위 말하는 ‘외고집’ 즉 남의 말을 아예 듣지 않는 똥고집만 아니라면.

하나의 성인이 갖는 자신만의 취향, 시각 등은 줏대 있는 고집을 만드는 요소라고 본다.

자기주장 없는 사람은, 자기주장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지금 나오는 모든 훈육서적을

내 속에 있는 내면 아이, 나의 친구, 나의 동료들과 적용해봐도 뭐 하나 틀릴게 없다.


진정한 훈육은, 인간을 아는데서 시작한다는 말이 맞다.


정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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