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우의 뜰 Aug 30. 2023

아무도 몰랐으면 하면서도, 한 사람은 알아주기를 바라는

[안온한 편지] 

아무도 몰랐으면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누군가 한 사람은 내 맘 알아주기를 바라기도 해요.

참, 알 수 없는 게 내 마음인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떤가요?

어느 누구도 그대가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버티고 있는지, 그래서 지금 얼마큼 힘든지를 친절히 물어봐 주지 않지요.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당신이라는 걸 내가 기억하니까요


- 김연수 작가의 지지 않는다는 말 중에서 -



오래전 여러 번 읽고 필사했던 김연수 작가의 [지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에세이를 다시 꺼냈어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경험으로 가득 채워진 책인데요.


'지지 않는다'는 말은요,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거예요.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작가는 깨달았다고 해요.

희망으로 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절망을 받아들여야만 학고, 

인생의 벽을 만났을 때도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그저 그 순간이 지나가도록 버티고 기다린다고 썼어요. 


이렇게 완벽한 위로가 또 있을까요?

책을 다시 읽고 쓰는 지금도 다시 가슴이 뛰네요.

꿇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나서 걷고 싶은 마음으로 벅차오릅니다. 


그대와 나도 살아가다 보면 내 뜻대로 일이 되지 않는 날,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한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도 작가처럼 운동화 끈을 매고, 딱 동네 한 바퀴만 뛰자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가기로 해요.

때마침 뜨겁게 달구며 폭포처럼 퍼붓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바로 앞에 와 있네요.

오늘 그대가 한 일이 뜻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 해왔던 것처럼 계속하세요. 

저도 그럴게요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그곳에 도착하게 될 테니까요.

조금 느릴 뿐이지 계속 내 길을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 아버지의 GPS , 멋지지요 - 

p.s 오전에 강서구치매안심센터에서 아버지 GPS 받고 설치했어요. 

걷고, 읽고, 쓰면서 오늘도 치매에 맞서는 아버지 하루하루가 자신을 더 살갑게 보듬어 주면서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전 08화 살아 낸 것들이 너무  짠해요. 누구라도 다 짠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