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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Feb 14. 2024

좋은 아이디어요? 쥐어짠다고 안 나와요

아이디어를 자주 내야 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끝이 없는 릴레이 아이데이션 미팅에 익숙합니다. 이런 미팅은 대개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미팅룸에 갇혀서 서로의 머리를 쥐어짜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보통 그 자리에서 바로 나오지 않는 편이고 그럼 어쩔 수 없이 시간만 낭비한 채 다음 미팅을 기약하게 됩니다.



시간 = 아이디어


좋은 아이디어는 투여한 시간만큼 나오는 걸까요? 그게 맞다면 거듭되는 릴레이 미팅은 꽤 괜찮은 아이데이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아이디어를 자주 내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시간과 아이디어의 상관관계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합니다. 


그들의 경험에 의하면 아이디어는 시간을 투여한 만큼 나오는 것이 확실히 맞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확히는 릴레이 미팅처럼 쥐어짜는 시간이 아니라 '채워 넣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인풋 + 인풋 + 인풋 = 아이디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인 중 한 명인 박웅현(TBWA KOREA 조직문화연구소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디어는 Spillover(차고 넘치는 것)가 돼야 나오는 것이지 Squeeze out(쥐어짜는 것)한다고 나오는 게 아닙니다. 내 안에 무언가를 가득 채워 넣는다면 아이디어는 차고 넘치게 되는 것이죠."


즉,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것은 창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는 것이 없어서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의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디어가 無에서 有로 탄생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이디어의 주재료는 결국 세상에 원래 있던 것이며 이 주재료들이 합쳐지거나 쪼개지는 등의 작용에 의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웅현 소장의 말처럼 인풋으로 머릿속에 재료를 가득 채워놓은 상황이 아니라면 당연히 좋은 아이디어도 나올 수가 없습니다. 좋은 재료가 없으면 좋은 음식이 나오기 힘든 것처럼 말이죠. 



이는 글쓰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지로 글쓰기>의 저자 이주은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이 읽고, 그것들이 내 안에서 넘쳐흐를 만큼 가득할 때 비로소 글이 술술 써지는 것 같아요."


결국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타고난 창의력이 아니라 꾸준한 인풋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머리를 쥐어짜며 말합니다. "난 왜 이렇게 창의력이 부족할까?" 그런데 사실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는 진짜 이유는 창의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는 게 없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무작정 머리를 쥐어짜기보다 머리에 채워 넣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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