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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Feb 19. 2024

나는 새벽 6시의 나를 사랑한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남'과 함께 보냅니다. 그래서일까요? 타인과 물리적으로 같이 있지 않아도 정신적으로는 타인을 의식하며 삽니다. "오늘 그 사람에게 내가 했던 말이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오늘 나의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럽진 않았을까?"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점차 삶의 많은 기준과 가치관들이 '나'보단 '남'에게 맞춰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점들의 위치가 '나'에게서 많이 멀어진 순간 삶은 더 괴롭고 고달파졌습니다. 항상 남의 반응에 의해 내 기분이 좌우되고 그렇다 보니 남에게 맞춰진 삶을 살면서 점점 저의 존재는 껍데기만 남게 됐습니다.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의 저자 김유진 변호사도 이와 비슷한 감정들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녀는 그래서 남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스스로가 들어주기로 결심했고 그 시간대를 새벽 5시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외로움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항상 여러 사람들과 함께했고 인복이 많아서 주변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유 없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지고 나서야 그 감정이 나 자신을 잃어간다는 생각 때문에 생긴 불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고 나 자신의 내면과 더 가까워져야 했는데 혼자가 될 거라는 두려움에 나를 멀리했다. 스스로 나를 내팽개치고 외롭게 만든 것이었다. 반면 나 자신과 친해질수록 외로움은 사라졌다. 조용히 내면에 집중하자 내가 혼자 있어도 괜찮을 만큼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홀로 서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녀의 말처럼 삶의 많은 것들에 대한 기준점들이 나에게서 점차 멀어져 갈 때, 우리는 나 자신에게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할 사람은 결국 부모님, 배우자, 자녀, 친구, 직장동료 등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니까요. 자기 자신과 친해지지 못하면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래서 가화만사성 이전에 '자화만사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행복하면 만사형통인 것이죠. 생각해 보면 정말 맞는 말입니다. 모두가 불평불만을 하고 힘들어하는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가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회로를 돌려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화만사성 이전에 자화만사성이 더 먼저인 것이죠.


저는 자화만사성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새벽 6시에 저만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아내도, 아기도 혹은 직장 상사도 심지어 부모님도. 그 누구도 제 삶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휴대폰은 무음으로 설정하고 이 시간에는 오직 저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의 이야기를 제가 스스로 듣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와 친해집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삶의 모든 기준점들이 밖에서 안으로 옮겨집니다.


우리가 결국 살면서 써야 할 글은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서전입니다. "남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하고 싶은 일을 못했다", "친구의 기분을 맞춰주느라 내 기분은 상했다"와 같은 문장들보다 "사람들의 반응은 별로였지만 나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냈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줄이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명상과 요가하는 시간을 늘렸다"와 같이 마음과 행동의 주체가 '나'에게 맞춰진 문장들을 늘려가야 비로소 내 자서전은 대필이 아닌 자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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