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부름센터 지나의 첫 번째 시리즈 시작합니다.
당신은 좋음을 담고 있나요?
제 학창 시절 추억 중 하나는, 학원을 오가며 배고플 때 강남고속터미널 앞을 들리는 거예요. 줄여서 고터. 14년도 고터과 연결된 신세계백화점의 파미에스테이션이 개장해요. 1층부터 3층까지, 맛집과 트렌디한 장소들이 들어온 걸 볼 수 있었어요.
파미에가 오픈하고 2년 동안은 진짜 줄이 없는 매장이 없었죠. 이름만으로도 기분 좋은 구슬함박부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민국이가 갈비만두를 먹은 바르다김선생. 민국이가 세 판을 혼자 해치우면, 다음날 그 곳을 지날때 줄 선 이들 손엔 만두 하나씩 추가되는 걸 목격했죠.
여하튼 전 이 구경이, 너무 재밌었어요.
지하 식품관 층 빵집의 바게트는 3천 원인데, 위에 카페는 5천 원이고. 둘 다 프랑스산 밀가루를 쓰는데, 주는 가치가 다른가보다 했죠. 카페에 앉아 쉬는 사람들, 장 보러 간 사람들. 조금씩 옷차림도 다르더라고요. 단순히 먹고 무언가 사는 걸 넘어서, 찾은 이유에 따라 고객의 행태도 다르겠구나.
관찰하고 궁금해하는 게 많아서, 혼이(?) 나기도 했지만, 호기심을 갖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도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맛있는 음식 먹으면 행복했으니까, 모임에, 소비기준에 맞는, 가격대의 장소를 찾는 일은 제게 되게 뿌듯하고 재밌는 일이 되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러면서 느낀 건 비싸도, 잘되는 덴 너무 잘되는 거예요.
그럼 차이는 뭐지?
고메이에서 먹은 이 랍스터샌드위치는 2만 원인데 또 잘돼. 회전율이 어마어마한 거예요.
일단 장소겠구나. 그리고 서비스의 작은 차이.
백화점 중 FnB의 변화를 2012년부터 주도한 곳이 있는데요. 갤러리아는 프리미엄 브랜딩의 한 축으로 고메이494를 리뉴얼했는데요. 이들의 상징성을 크게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가, 어떤 식당의 메뉴를 시켜도 모두 '고메이 전용 물'을 제공한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백화점 식품관 특성상, 주방 구조가 효율적이지 못하게 설계돼요. 위생에 더 신경 쓰면서도 서비스를 맞추려면, 일회용을 써야 하죠. 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제공하는 500ml 용기와는 다릅니다. 기내식처럼 한입 컵 사이즈에 제공되는 이 용기가 저는 이게 되게 기민해 보였어요.
이런 사소한 차이가 있네.
그럼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고민하니 '기획' 영역에서도, 고객이 체감하는 이미지의 영역에 정말 열정이 생긴다는 걸 느꼈어요. 그중에서도 우리의 의식주, 오락, 사랑에 대한 메시지와 관련된 것들이요.
그렇다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일단 경험해야 해요. 열린 마음으로 사물에 대해 다가갈 때, 새로운 감동을 받는 일이 제 좋음의 시작이었죠.
이런 경험이 다른 사람과 함께 좋은 감동을 나눌 수 있다면, 그 순간이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전 공간을 담다가, 사람을 그리고자 합니다.
올해 목표는 다섯 개의 인물 인터뷰 글이 올라가게 하는 것인데요. 점차 많은 분들 이야기를 써내려 가보겠습니다.
이런분께 추천드려요!
인생의 한조각을 맛있게 남겨볼 사람
자기만의 기록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
브런치북 소개
당신은 지금 기록을 하고 있나요?
당신을 담을 그릇은 바로 <"당신만의 기록">입니다. 이 그릇은 현재와 함께 과거의 기록를 담아내어, 미래를 품을 수 있는 특별한 용기를 주는데요.
오늘부터 당신만의 이야기를 기록해요. 하루 중 가장 고요했던 순간부터 인생의 큰 성취까지. 각기 다른 감정의 색깔이 그릇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거든요.
식부름센터의 첫 연재 "어떤 그릇에 당신을 담을까요" 시리즈는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고, 끊임없는 성장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