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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Dec 31. 2020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은 그.런.것.  이다.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은 그.런.것.  이다.

 당연히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이 정도 시근이 들면 이 말은 세상의 기본 원리 중 하나라는 것을 안다. 꼭 찍어 경제학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이 말은 대부분 어디서나 통하는 진리다.


 포워딩의 세계에서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비스 업체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국제물류에서 서비스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의 대답은 간단하다. 돈을 받은 만큼 일을 하면 되는 것,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포워딩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를 의미할까?


 포워딩은 기본적으로 해외 전문을 바탕으로 일을 한다. 물론 국내에 입항하는 절차 상의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간단하게 관세청을 조회해서 항공사 창고 또는 해당 창고에 문제없이 반입되는 정도만으로도 간단히 끝날 수 있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다루겠다.


 해외와 일을 한다는 것은 포워딩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라도 시차를 무시할 수는 없다. 다른 시간대에서 일한다는 것은 사실 좋은 점도 있지만, 고역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함께 일하는 해외의 누군가가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질문하는 모든 바를 하나의 메일로 한 번에 답변을 준다면, 그 저녁 또는 그 밤은 편안한 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질문 여러 개 중 하나의 답변만 한다면, 추가 질문과 추가 대화를 피할 방법은 없다, 그것도 회사 밖에서.

 물론 야근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사실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고, 무작정 사무실에서 대기하기에는 쓸데없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받은 답변은 고객에게 바로 업데이트를 해주면서 ‘일하는 티’를 내줘야 한다. 혼자서 열심히, 묵묵히 일한다고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단, 고객에게 핸드폰 문자나 전화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기 바란다. 한 번 시작된 기대치 높은 서비스는 나중에 독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최대한 핸드폰에 연동된 이메일로 해당 내용을 업데이트 해주는 방법을 권한다.

 핸드폰으로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도 있겠지만, 그건 최후의 보루이다.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 일이 아니라면 피하고 봐야 할 일이다. 피하지 않는다면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테니까.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포워딩에서는 주요고객사(Key Accounts)를 담당하는 담당자와 일반고객(General Accounts)를 나누는 담당자로 나눌 수 있다. 주요 고객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사실 담당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상기 상황(핸드폰 연락)을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적다. 고객이 원하면 거절하기가 참 어렵다.

 

 그렇다고 일반고객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결코 쉽지도 않다. 보통, 지역을 나누는 기준은 아시아권, 유럽권, 미주권으로 나뉜다.

 

 아시아권의 특성은 비슷한 시간대에 일하는 것이다. 빨리 얻을 수 있는 답변은 업무 시간내로 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칼퇴는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유럽은 우리나라의 퇴근 시간 전후에 업무를 시작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 안에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네들의 출근 시간부터 본격적인 일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미주 같은 경우는 동부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밤 9시 이후, 서부 같은 경우는 자정 정도에 일을 시작한다. 이 경우, 퇴근은 자유롭지만 (어차피 회사에 있어도 답변을 못받는다.), 밤에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 새벽 내내 일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도 미주 지역을 담당했을 때, 알람을 맞춰 놓고 자다가 일어나다 하기를 반복하며 일을 했다. 다음 날 아침 9시에는 고객에게 ‘뭐라도’ 할 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포워딩에서 남의 돈을 번다는 것은 이렇게 업무 시간 이외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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