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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Jul 11. 2020

색(color)을 찾다_발레타(Valletta)


발레타의 골목골목을 헤매다가

발코니 색의 유혹에 빠져 몇 컷 찍고는

골목에서 나와 어슬렁어슬렁 바닷가로 향한다.


구글 지도를 보지 않아도

‘Ferry’라는 방향 표지판을 따라    

언덕 아래쪽으로만 발걸음을 하면 바다가 나온다.  



바닷가에 도착하기 전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과연 발레타는 외적의 침입에 대비한

요새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는 바닷물만 있으면

그게 바로 해수욕장이구나'


바닷가로 점점 다가가면서 보니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모래는 없고 바위로 덮여 있어

앉아 있거나 서 있기 불편할 듯한데도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이다.      



바닷가를 따라 허위허위 걸어본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딘가로 이어지겠지.



길가에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를 본다.  

 '저것도 현무암이라 해야 하나....

  몰타에서도 언젠가 화산 폭발이 있었나?

  아니면... 이탈리아가 여기서 가까우니

  그 옛날 베수비오산의 폭발 때

  돌멩이가 여기까지 날아왔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바닷물 위에 지나간 배가 만든

흔적이 보인다.  

 '사막에 찍힌 낙타 발자국처럼

  저 물길은 뱃자국일까?'

또,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이게 다 여행 계획을 안 세우고 걷는 탓이다.  

오래 걷지 않았는데, 길의 끝성벽이 보인다.



높디높은 성곽을 올려다보니

발레타가 요새 도시라는 것이

마음에 확 와 닿는다.


그런데,

갑자기 색(color)이 보이기 시작한다.

쓰윽~ 봐도 오래된 건물의 노란색,

구멍 송송 뚫린 바위 또한 황색,

바닷길의 끝에서 보는 저 요새의 성곽은

연노랑이라 해야 하나…


‘노란색, 황색…이런 표현 말고

 산뜻한 단어 없을까?


누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황토 색 등

갖가지 단어를 떠올렸지만 마땅치 않다.

그러다가 문득, ‘레몬’이 떠올랐다.

물론 레몬은 밝은 노란색이라

지금까지 본 건물 색과 딱 맞지 않지만

왠지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레몬’ 색을 생각하자.



***여행팁톡(Tip Talk)***

[발레타 교통 수단]  


꼭 걷지 않아도 된다.

발레타의 골목이 좁아서

미니 시내버스와 관광버스가 다닌다.

전기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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