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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Oct 23. 2020

레몬 블루 모자이크_천일 염전 (Salt Pans)

레몬 블루 몰타

예전부터 꼭 촬영하고 싶어 한 것 중 하나가 

'염전(Salt Pans)'이다.

파란 바닷물이 얕게 깔리고 

그 위에 얼음 가루 같은 

하얀 소금이 펼쳐진 풍경

쨍쨍한 햇볕에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하얀 결정체를 채취하는 모습.

흔하다면 흔하다고 할 수 있는 풍경을 

나는 왜 그리 찍고 싶은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전북 부안의 곰소염전과 

안산 대부도 동주염전에 가 봤지만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없었다. 


Gozo 섬 염전 찾아가는 길 
우연히 만난 건물


대한민국도 아닌 몰타(Malta)에서,

다시 몰타 본섬에서 수 십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 고조(Gozo) 섬에 염전이 있다 들어서 

찾아가는 길. 

혹시 소금 채취 장면을 촬영할 수 있을까 싶어 

일부러 태양이 이글거리는 오후 2시경

발길을 옮긴다. 


시내버스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가는 동안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뿅뿅뿅... 


우리나라의 곰소염전, 동주염전 모두 

완전 바닷가도 아니었고 

마을 중심지로부터 떨어진 지역에 있었는데

고조 섬의 염전으로 가는 길은 

반짝반짝 아스팔트가 덮이고 

5층 높이의 건물도 많고 

바다가 훤히 보이는 소도시 느낌이다.

이 동네 이름은 위애니 베이 (Xwieni Bay), 

과연 이런 지역에 염전이 존재한단 말인가? 


스타워즈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이곳이 염전이라는데... 누가 염전에서 빨래를 하는지... 


지중해의 태양 때문에 

머리 위는 화끈, 발바닥은 뜨끈, 

막 짜증이 폭발할 즈음에 

염전 표지판을 봤다. 


우와~ 무려 로마 시대부터 소금을 채취했고 

요즘도 몇몇 가족들이 5월부터 9월 사이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도, 론리 플래닛을 펴 들었다. 

고조 섬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이들은

세 가족이 있다고 하며 

손으로 석회암을 잘라서 염전을 만들었다 한다.



마치 스타워즈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뒤로하고 

할아버지 한 분이 염전에 물을 댄다. 


'저분은 5대째 염전을 일구고 있다는 

 세 가족 중의 한 분이겠구나. 

 가서 이야기를 나눠 볼까?

 내가 저 호스를 붙잡고 물을 대 보겠다 해볼까?'


그러나 생각은 생각일 뿐.

일단 영어 작문 불가, 

설령 뜻이 통했다 해도 

염전에 물 대보는 게 뭐 재밌을까 싶어 

그냥 사진만 찍기로 한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유는 뭣 때문일까?) 



내 기억으로는

곰소염전이나 동주염전의 바닥에는 

목욕탕의 욕조 같은 타일이 깔려 있었다. 

이 곳 염전 바닥은 석회암.

그렇다면 석회암이 타일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 석회암 지형에서도 소금을 채취할 수 있구나...

신기하다.


소금 자루, 이미 소금 채취 끝났나 보다
레몬 블루 레몬 블루 레몬 블루 모자이크 
바닷물이 흘러가는 수로

염전에 물대기는 안 해봐도 괜찮지만

소금 채취는 꼭 해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 싶다. 

저 물이 말라야 소금이 보일 텐데... 


계속 염전을 보고 있자니 

색의 패턴이 눈에 들어온다. 

레몬(석회암) 블루(바닷물), 레몬 블루,

레몬 블루가 반복되는 모자이크 같다. 


 

Salt Pans를 지나가는 여행객


길가에 조그만 동굴 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소금을 판매한다. 

기념으로 작은 소금을 사 볼까 하다가 

그냥 사진만 찍는다. 


해안 길을 따라 계속 가면 

또 다른 염전이 있다는데, 굳이 가보지 않고 

이쯤에서 촬영을 종료하려 한다. 

(너무 덥다!)


염전 전경
염전과 나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놓친 컷이 있다. 


위애니 베이 (Xwieni Bay) 와 염전이 

한눈에 보이는 얕은 산(山)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촬영을 하지 못했다. 

역시 시야가 좁으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다. 


이번에도 원하던 소금 채취 장면은

촬영하지 못했다. 

하지만 레몬과 블루 컬러가 반복되는

석회암 염전을 촬영하는 것은 

몰타(Malta)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몰타에 오기를 참 잘했다. 




***여행팁톡(Tip Talk)***


□ 고조 섬의 염전 찾아가기 

 - 지도 App에서 

   위애니 베이 (Xwieni Bay) Salt Pans 검색

 - 고조 섬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310번 타고 20분 소요 

    다시 도보 1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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