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마미 커뮤니티 캣

표지판과 화장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섬

by 윤해

자마미에서는 신호등보다 고양이 표지판이 더 많다. とびだし注意라고 쓰여 있었는데, 번역기를 돌리니 ‘뛰어내리다 주의’라고 나왔다. 처음 본 표지판이 지붕 아래에 붙어 있어서, 지붕에서 고양이들이 뛰어내리는 건가 잠시 상상했다. 하지만 골목마다 붙어 있는 걸 보니 ‘고양이가 골목에서 뛰어나오니 조심하라’는 안내인 듯했다. 신호등도 건널목도 단 하나뿐인 이 섬에, 고양이를 위한 표지판이 이렇게 많다니 참 다정하다.



표지판을 의식하고 나니 유독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마미 관광 안내소 문을 지키고 누워 있던 샴 고양이, 사람의 손길을 반기던 회색 고양이,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고 느릿느릿 스쳐가던 흰 고양이. 물놀이 용품 대여소 의자 아래에서 햇볕을 피하던 고양이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에겐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다음으로 발견한 것은 자마미 고양이들을 위한 공공 화장실이었다. 온 세상이 화장실일 터인 길고양이들에게, 공공 화장실을 마련해주다니! 각 화장실마다 팻말이 붙어 있었는데 ‘사쿠라 캣츠 토일렛’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양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러스트가 귀엽게 그려져 있었는데, 자마미 고양이들은 정말 사이좋게 이 화장실을 쓰고 있을까? 혹시 하나쯤은 ‘대장 고양이 전용 화장실’이 된 건 아닐까 상상해본다.



길고양이에게 무척 다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고양이들은 그냥 길고양이가 아니었다. ‘자마미 커뮤니티 캣츠’에 소속된 고양이들이었다. 귀 끝을 살짝 컷팅해 표식을 남기고, 공공 급식소도 운영된다. 이 모든 시설은 각 가게에서 모금한 기금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이 섬에 사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집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 첫째는 영리하고 늠름한 검은 고양이, 둘째는 발도 둔둔하고 포동포동 느릿한 집고양이다.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어떻게 될까? 둘째는 마당에 찾아온 자마미 커뮤니티 캣을 무서워할 테고, 첫째는 영역을 넓히고 싶어할 것이다. 그래도 나가고 싶다고 하면 예쁜 이름표를 달아 내보내줄 거다. 관광 안내소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고양이처럼, 매일 새 얼굴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 섬에서는 고양이와 사람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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