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자정에 시작해서 새벽 두 시에 끝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 인기가 제일 많은 건 '둘 중 하나는 거짓말' 이라는 코너인데 청취자가 실제 있었던 일과 꾸며낸 이야기를 하나씩 보내면 DJ가 이를 읽은 후 거짓인 이야기를 맞추는 것이다. 그 코너의 담당 작가인 나는 사연을 추리는 일을 하다가 한 사연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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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뿌리에서 갈라진 두 줄기의 이야기 구성은 매력적이었지만 라디오 사연으로 하기엔 너무 길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방송이 끝난 뒤 DJ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사연을 건넸다. 경험이 많은 삼십 대 후반의 발라드 가수인 그는 의자에 기댄 채 정독했다. 다 읽은 그는 '연애에 있어 기회라고 생각했던게 앞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실수라고 생각했던게 뜻밖의 새로운 길을 터주기도 한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1번과 2번 중 어떤게 거짓말 같아요?' 라고 물으니 '그걸 맞추는 건 어렵지 않지만 굳이 프로그램 진행하는 것도 아닌데 맞출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두 글의 관계가 1번 글 물음표라면 2번 글이 마침표라고 보는 게 더 그럴 듯하지 않을까?' 그럴 듯 하지만 뭔 소린지 모르겠는 말을 하는게 이 DJ의 매력이다. 그러고는 이 사연에 맞춰 한 일본 노래를 알려주면서 집에 가는 길에 들어보라 했다.